칸 국제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봉준호 감독의 신작 ‘기생충’이 세계인에게 인정받을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가 영어 자막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덕분에 이를 담당한 달시 파켓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김효정 영화평론가는 27일 방송된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한국적 상황인데도 웃어야 되는 포인트에서 외국 관객들이 다들 웃었다”며 “한국 대사를 직역해서 바꾸는 게 아니라 많은 생각을 고려해 바꿨고 나중에 이야기를 들어보니 거의 ‘라인 바이 라인’으로 다 검수했다고 하더라”고 전했다.
이후 인터넷에서 영어 자막을 담당한 달시 파켓이 ‘기생충’의 숨은 공로자라는 찬사가 쏟아졌다. 덕분에 인터넷 포털 사이트 실시간 검색어에 ‘달시 파켓’이 상위권에 랭크됐다. 또 지난 25일 칸 국제영화제 시상식을 앞두고 올린 트위터 글도 재조명되고 있다.
당시 달시 파켓은 “내일 수상을 하든 안 하든 간에 칸에서 기생충에 대한 미친 반응을 보니 너무 기쁘다”며 “지난 2월 영어 자막을 썼는데 3개월 동안 영화에 대해 이야기 할 수 없어 외로웠다”고 밝혔다. 달시 파켓은 이후 ‘기생충’의 황금종려상 수상에 대해 기뻐하며 봉준호 감독을 극찬하기도 했다.
들꽃영화제 집행위원장인 달시 파켓은 2001년 ‘낙타들’ 번역을 시작으로 다양한 한국 영화를 번역했다. 영화 ‘곡성’ ‘마약왕’ 등은 물론 봉 감독의 ‘괴물’에도 영어 자막을 담당했다. 뿐만 아니라 영화 ‘돈의 맛’ ‘강철대오:구국의 철가방’ 등에서 단역으로 출연하는 등 폭넓은 활동을 펼치고 있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