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한이’ 박한이 음주운전 적발로 ‘은퇴’…삼성 레전드의 씁쓸한 결말

입력 2019-05-28 04:53


국내 프로야구 최고령 선수이자 삼성의 프랜차이즈 스타인 박한이가 음주운전 적발로 전격 은퇴를 선언했다.

삼성에 따르면 박한이는 27일 오전 9시쯤 차량으로 자녀를 등교시킨 뒤 귀가하던 중 대구 수성구 범어동 인근에서 접촉사고를 냈다. 현장에 출동한 경찰이 음주 측정한 결과 혈중알코올농도가 면허정지 수준인 0.065%였다.

박한이는 구단을 통해 “전날인 26일 대구 키움전을 마친 뒤 자녀의 아이스하키 운동 참관을 갔다가 지인들과 저녁 식사를 하며 술을 마셨다”며 “현역 중 최고참에 해당하는 선수로서 도의적 책임을 지고 은퇴하겠다”고 말했다.

박한이는 “음주운전 적발은 내 스스로도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며 “변명의 여지가 없다. 징계, 봉사활동 등 어떠한 조치가 있더라도 성실히 이행하겠다. 팬들과 구단에 죄송할 뿐”이라고 말했다.

2001년 동국대를 졸업한 박한이는 삼성에서 데뷔해 19년째 같은 유니폼을 입고 뛴 프랜차이즈 스타다. 삼성 유니폼을 입고 7차례 우승했으며 1998년 방콕 아시안게임 때 국가대표로 출전해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박한이는 지난 시즌 이후 “삼성에서 선수 생활을 마감하고 싶다”며 자신의 세 번째 자유계약선수 자격을 포기해 팬들로부터 ‘착한이’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등번호 33번이 ‘영구결번’ 대상으로 거론될 정도로 삼성 팬들의 큰 사랑을 받아왔다.

지난 26일 키움전 9회 말 2사 1‧2루에 대타로 나서 역전 끝내기 2루타를 터뜨리며 4대3 역전승을 이끌기도 했다. 올 시즌 최고령 선수로 30경기에 출전해 타율 0.257(74타수 19안타) 2홈런 13타점으로 활약한, 영구결번 후보 스타 선수였지만 음주운전이라는 불명예를 안고 선수 생활에 마침표를 찍었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