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견례 전날 머문 리조트…귓속에서 지네가 나왔어요”

입력 2019-05-28 00:11
게티이미지뱅크

한 여성이 상견례를 위해 전남 여수의 한 고급 리조트에 묵던 중 지네에 귓속이 물어뜯기는 사고를 당했다.

지난 17일 한 블로그에는 “여수 XXXXX 최악의 후기”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홍씨 블로그 캡처

예비 신부 홍모(30)씨는 지난 11일 상견례를 위해 인천에서 여수로 내려갔다. 당시 시댁에서는 편히 쉴 수 있는 고급 리조트를 예약해줬고, 그곳에서 홍씨는 다음날 있을 상견례를 위해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샤워 후 침대에 누운 그때, 홍씨는 귀에서 벌에 쏘인 것과 같은 통증을 느꼈다.

얼굴이 붓고 고막이 찢기는 아픔을 견딘 지 7~8분 후 홍씨의 남동생이 귀에서 무언가를 빼냈다. 길이 5㎝에 달하는 지네였다.

귓속에서 나온 지네.홍씨 블로그

지네를 귀에서 빼낸 후 홍씨는 곧장 근처 병원의 응급실로 향했다. 의사는 홍씨의 상태를 보더니 “지네에 독이 있어 알레르기 반응으로 얼굴이 부었다”라며 “이빨이 있는 지네가 귓속을 물고 다녀 피가 난 것 같다. 고막은 다행히 피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정상 고막(왼쪽)과 홍씨의 고막 비교.홍씨 블로그

갑작스러운 지네의 습격에 한 달간 준비한 상견례는 모두 취소됐다. 홍씨는 억울한 마음에 리조트 측에 숙박 이용 비용을 환불해 달라고 요구했지만, 리조트 측은 환불해줄 수 없다고 전했다. 홍씨는 리조트 측이 무성의한 태도를 보였다고 주장했다.

이에 리조트 측은 26일 SBS에 “홍씨에게 거듭 사과했다”며 “환불을 못 해준 이유는 홍씨 가족이 많은 보상금을 요구했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해당 리조트를 긴급 점검한 여수시청은 “위생관리에 문제가 있었다”고 전했다. 여수시청 관계자는 “해당 리조트는 매달 한 번 이상 외부기관에 의뢰해 소독을 받아야 하지만 이를 지키지 않았다”며 “과태료 부과 등 행정처분을 내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강태현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