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군 “홋줄 사고 2017년에도 있었다…3명 다쳐”

입력 2019-05-27 19:57
지난해 11월 13일 부산 남구 해군작전사령부 부산작전기지 부두에서 청해부대 28진 '최영함'이 가족과 동료 장병들의 환송을 받으며 출항하던 모습. 뉴시스

네 명의 사상자를 낸 해군 구축함 최영함(4400t급) 홋줄(부두 고정물과 배를 연결해 정박을 돕는 밧줄) 사고와 관련해 해군이 당시 홋줄 자체에는 문제가 없었으며, 사고원인 규명을 위한 합동사고조사위원회를 가동 중이라고 밝혔다.

해군 관계자는 27일 국방부 정례브리핑에서 끊어진 홋줄에 대해 “나일론 재질로 평상시에 쓰는 훗줄”이라며 “(입항) 행사를 위해서 별도로 홋줄을 사용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나일론 홋줄은 자외선에 장기간 노출될 경우에는 강도가 떨어진다’는 지적에는 “홋줄 자체는 규격을 통과해서 들어온 제품으로 안다”고 답했다.

끊어진 홋줄의 내구연한에 대해서는 “정확하게 확인을 해보겠다”며 “흔하게 발생하는 사고는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홋줄이 끊어져 장병이 다치는 사고는 이전에도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2017년 2월 경남 진해 군항으로 입항하던 화천함(군수지원함)의 홋줄이 터져 부사관 1명과 수병 2명이 다치는 사고가 있었다. 화천함은 4200t급으로 이번에 사고가 발생한 최영함과 비슷한 크기다.

27일 오전 경남 창원시 진해구 해군해양의료원에서 청해부대 28진 최영함 순직자 고(故) 최종근(22) 하사의 영결식이 엄수된 가운데 고인의 영현이 운구되고 있다. 뉴시스

익명을 요구한 한 전직 해군은 “홋줄 묶는 작업은 굉장히 위험하다. 너무 세게 묶으면 터지는 일이 가끔 발생하기 때문에 정박하거나 출항할 때는 안전을 위해 간부들이 직접 현장을 지휘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입항하려면 배에 있는 홋줄을 육상으로 던져서 묶는 작업을 해야 하는데, 이때 홋줄 두께가 배마다 다르다. 큰 배일수록 두껍고 두꺼울수록 끊어질 때 더 큰 피해가 발생한다”고 덧붙였다. 또 “위험한 만큼 교육도 받는다”면서 “다만 (교육을) 간부가 해주는 배도 있고 일반병사가 해주는 배도 있다. 안 해주는 배도 있는 것으로 안다”고 했다.

홋줄 작업 경험이 있는 또 다른 해군 출신 20대 이모씨도 “홋줄 작업 자체가 굉장히 중요하고 위험하다는 걸 항상 염두에 뒀다. 전체적으로 조심하는 분위기가 있었다”고 말했다.

MBC 보도화면 캡처

해군은 사고 다음날인 지난 25일부터 해군작전사령부 주관으로 합동사고조사위원회를 구성해 사고원인 규명을 위한 현장조사 등을 벌이고 있다.

이번 사고로 순직한 고(故) 최종근 하사는 당일 최영함 입항 후에 홋줄 보강작업을 하던 중이었다. 현장에는 인솔 간부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해군 관계자는 “입항 후에 보통 함정이 정박하면 홋줄 6개를 거는데, 6개 홋줄을 다 연결하고 현문사다리까지 내려서 입항한 상태였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사고는 지난 24일 진해 해군기지사령부에서 소말리아 해역으로 파병됐다 돌아온 청해부대 28진 최영함의 입항 행사 도중 발생했다. 최종근(22) 하사(1계급 특진)가 숨지고, 3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백승연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