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사 논란에도… 다시 꺼내든 벤투의 손흥민 카드

입력 2019-05-28 07:00
손흥민. 게티이미지

파울루 벤투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이 다시 한번 손흥민을 불러들였다. 올해 쉴 새 없이 달려온 손흥민의 시즌은 연장됐다.

벤투 감독은 27일 오전 11시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6월 국제축구연맹(FIFA) A매치 데이에 나설 선수들 명단을 발표했다. 손흥민의 이름도 25명의 선수단 가운데 있었다. 다음 달 맞대결을 펼칠 호주와 이란이 2022 카타르월드컵 지역 예선을 앞두고 전력을 평가할 중요 무대인 만큼 최상의 전력으로 나서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이번 손흥민 소집은 의외라는 시선도 많다. 소속팀 잉글랜드 토트넘 홋스퍼에서 다음 달 2일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을 앞두고 있어서다. 최근 발끝 감각이 좋은 손흥민의 출전은 확실시된다. 시즌 가장 중요한 대회인 만큼 집중력과 피로도가 막심하다. 그 이후의 일정도 있다. 우승하게 되면 성대한 우승 행사도 이어진다. 휴식 차원에서 손흥민을 소집하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던 이유는 그래서다.

돌이켜보면 벤투 감독은 가능한 모든 경기에서 손흥민을 기용해왔다. 벤투 감독이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후 손흥민이 뛰지 않았던 경기는 지난해 11월 A매치와 2019 아랍에미리트 아시안컵 조별리그 두 경기뿐이다. 차출하지 않기로 대한축구협회 측에서 소속팀 토트넘과 합의했던 터라 부르고 싶어도 부를 수 없었다. 아시안컵에서는 팀 합류 이틀 만에 중국전에 나섰다. 벤투 감독이 손흥민에게 보내는 신뢰가 매우 크다는 것을 짐작해볼 수 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27일 오전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기자회견 중 취재진의 질문을 경청하고 있다. 뉴시스

벤투 감독은 손흥민을 차출하면서도 ‘소속팀이 먼저’라는 전제를 뒀다. 명단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손흥민과 이미 연락을 취했다”며 “챔피언스리그 결승에 출전한다는 것은 인생에서 특별한 순간이다. 모든 것을 거기에 집중하라고 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 순간을 즐기고 대표팀에 관한 것은 다음에 생각해도 된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이번 차출에 대해 손흥민과 사전에 대화를 거쳤다는 얘기다. “대표팀 감독 관점에서 최고의 선수를 뽑고 싶다”고 말한 벤투 감독의 욕심과 경기에 나겠다는 손흥민의 투지가 이번 소집에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토트넘과 잉글랜드 리버풀이 맞대결을 펼칠 결승전 장소는 스페인 마드리드다. 손흥민은 경기가 끝난 후 잉글랜드로 돌아갔다가 곧바로 한국으로 발걸음을 돌릴 예정이다. 뽑힌 선수들은 다음 달 3일 경기 파주 국가대표팀트레이닝센터(NFC)에 합류해야 하기 때문이다.

벤투 감독은 “A대표팀 합류 후 몸 상태 등을 점검하고 첫 경기를 준비하겠다”며 “소속팀 일정이 있는 선수들은 대표팀 합류가 늦어질 수 있을 것이다”라고 밝혔다.

송태화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