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호, ‘타다’ 이재웅 비판 “서민은 면허 사고, 대기업 앱이면 되나”

입력 2019-05-28 05:00
이재웅 쏘카 대표(왼쪽)와 김정호 베어베터 대표. 뉴시스

국내 양대 포털 네이버와 다음의 창업자들이 승차 공유서비스 ‘타다’ 논란을 두고 정면충돌했다. 네이버 공동창업자 김정호(54) 베어베터 대표는 다음 창업자 이재웅(51) 쏘카 대표를 공개적으로 비판하는 글을 올렸다. 이에 이 대표가 댓글로 반박하며 온라인상에서 설전이 벌어졌다. 쏘카는 ‘타다’를 운영하는 VCNC의 모회사다.

김 대표는 27일 페이스북에 “서민은 돈 내고 면허권을 사고 차량도 구입해야 하는데 대기업이나 외국계는 그냥 앱(애플리케이션)이나 하나 만들어서 영업을 하면 되나”라고 적었다. 그러면서 그는 ‘정부나 모빌리티 업체가 개인택시 면허를 사들이는 방식으로는 관련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는 이 대표의 주장을 담은 기사를 공유했다.

김 대표는 “최소한 같은 기준으로 경쟁을 해야 한다”며 “왜 서민은 돈을 1억원이나 모으고 그 돈으로 개인택시 면허를 사야 하고 면허 취득 기준에 맞는 무사고 이력을 쌓아야 하고, 우버 같은 외국계나 대기업은 그냥 아무런 면허권 취득도 안 하고 투자도 안 하고 자가용 운전자나 모으고 카니발이나 사고 아무나 써서 운행을 하면서 수입을 올려도 된단 말인가”라고 지적했다.

김 대표는 “그러고는 가격 경쟁력이 어쩌고저쩌고, 미래 4차 산업이 어쩌고저쩌고 입니까. 모바일앱 없이는 전화로 나라시 영업은 다 했었고, 지금도 할 수 있다”며 “진짜 웃기는 짬뽕”이라고 비판했다.

김정호 대표 페이스북 캡처

김 대표는 “타다가 1000대이고 개인택시가 1000대이면, 타다는 면허권을 안 샀기 때문에 1000억원을 덜 투자한 상태로 경쟁하는 거 아닌가. 뭘 어떻게 경쟁을 하라는 건가”라며 “개인택시도 1000명이 1000억원 투자 안 했으면 더 싸게 운행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개인택시 면허 제도가 옳다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상황이 이러하면 현 상황을 해결해야죠”라며 “누군 혁신가 아니에요?”라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김 대표의 글에 댓글을 달아 반박했다. 이 대표는 “(내 말을) 잘못 오독했다”며 “개인택시면허를 사면 업체가 가격경쟁력이 없다는 것이 아니라, 팔면 서민 택시기사가 생계 대책이 없다는 이야기”라고 해명했다. 이에 김 대표가 “국민들이 머리가 나쁘다고 생각하시네요”라고 반박했다.

이 대표는 다시 댓글을 달고 “제 이야기는 분담금을 내든 면허를 사든 그것만으로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므로 복합적인 정책이 결정되어야 개인택시가 잘 연착륙될 수 있을 것이라는 취지”라며 “매각만으로는 개인택시의 모든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 것이라는 얘기”라고 설명했다. 이에 김 대표는 “기사들이 자살을 할 때는 관심이 없다가 갑자기 기사들의 노후를 걱정한다”며 “제가 언제 면허만 사면 문제가 해결된다고 했나. 복합적으로 해결해야 하는 큰 걸림돌 중 하나가 면허 문제”라고 맞받아쳤다.

네이버 공동창업자인 김 대표는 2015년 5월 사회적기업 베어베터를 설립했다. 베어베터는 직원의 80%를 발달장애인으로 고용해 이들의 사회적 자립을 돕는 사업을 펼치고 있다.

강문정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