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양대 포털 네이버와 다음의 창업자들이 승차 공유서비스 ‘타다’ 논란을 두고 정면충돌했다. 네이버 공동창업자 김정호(54) 베어베터 대표는 다음 창업자 이재웅(51) 쏘카 대표를 공개적으로 비판하는 글을 올렸다. 이에 이 대표가 댓글로 반박하며 온라인상에서 설전이 벌어졌다. 쏘카는 ‘타다’를 운영하는 VCNC의 모회사다.
김 대표는 27일 페이스북에 “서민은 돈 내고 면허권을 사고 차량도 구입해야 하는데 대기업이나 외국계는 그냥 앱(애플리케이션)이나 하나 만들어서 영업을 하면 되나”라고 적었다. 그러면서 그는 ‘정부나 모빌리티 업체가 개인택시 면허를 사들이는 방식으로는 관련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는 이 대표의 주장을 담은 기사를 공유했다.
김 대표는 “최소한 같은 기준으로 경쟁을 해야 한다”며 “왜 서민은 돈을 1억원이나 모으고 그 돈으로 개인택시 면허를 사야 하고 면허 취득 기준에 맞는 무사고 이력을 쌓아야 하고, 우버 같은 외국계나 대기업은 그냥 아무런 면허권 취득도 안 하고 투자도 안 하고 자가용 운전자나 모으고 카니발이나 사고 아무나 써서 운행을 하면서 수입을 올려도 된단 말인가”라고 지적했다.
김 대표는 “그러고는 가격 경쟁력이 어쩌고저쩌고, 미래 4차 산업이 어쩌고저쩌고 입니까. 모바일앱 없이는 전화로 나라시 영업은 다 했었고, 지금도 할 수 있다”며 “진짜 웃기는 짬뽕”이라고 비판했다.
김 대표는 “타다가 1000대이고 개인택시가 1000대이면, 타다는 면허권을 안 샀기 때문에 1000억원을 덜 투자한 상태로 경쟁하는 거 아닌가. 뭘 어떻게 경쟁을 하라는 건가”라며 “개인택시도 1000명이 1000억원 투자 안 했으면 더 싸게 운행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개인택시 면허 제도가 옳다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상황이 이러하면 현 상황을 해결해야죠”라며 “누군 혁신가 아니에요?”라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김 대표의 글에 댓글을 달아 반박했다. 이 대표는 “(내 말을) 잘못 오독했다”며 “개인택시면허를 사면 업체가 가격경쟁력이 없다는 것이 아니라, 팔면 서민 택시기사가 생계 대책이 없다는 이야기”라고 해명했다. 이에 김 대표가 “국민들이 머리가 나쁘다고 생각하시네요”라고 반박했다.
이 대표는 다시 댓글을 달고 “제 이야기는 분담금을 내든 면허를 사든 그것만으로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므로 복합적인 정책이 결정되어야 개인택시가 잘 연착륙될 수 있을 것이라는 취지”라며 “매각만으로는 개인택시의 모든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 것이라는 얘기”라고 설명했다. 이에 김 대표는 “기사들이 자살을 할 때는 관심이 없다가 갑자기 기사들의 노후를 걱정한다”며 “제가 언제 면허만 사면 문제가 해결된다고 했나. 복합적으로 해결해야 하는 큰 걸림돌 중 하나가 면허 문제”라고 맞받아쳤다.
네이버 공동창업자인 김 대표는 2015년 5월 사회적기업 베어베터를 설립했다. 베어베터는 직원의 80%를 발달장애인으로 고용해 이들의 사회적 자립을 돕는 사업을 펼치고 있다.
강문정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