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라 코클리가 말하는 기도 욕망 성

입력 2019-05-27 17:32 수정 2019-05-27 17:45
사라 코클리 케임브리지대 석좌교수가 26일 서울 종로구 새문안교회에서 강연하고 있다. 강민석 선임기자

현대신학을 선도하는 당대 최고의 신학자 중 한 명인 새라 코클리(68·여) 영국 케임브리지대 석좌교수는 기도와 욕망, 성을 어떻게 정의할까. 25~26일 서울 종로구 새문안교회(이상학 목사)에서 열린 ‘제12회 언더우드 국제심포지엄’에 초청된 그는 기도와 욕망 성을 삼위일체론으로 재해석했다. 그의 첫 방한은 언더우드 선교사를 배출한 미국 뉴브런스윅신학교에서 주선했다(본보 24일자 33면 참조).

그는 욕망을 설망하기에 앞서 ‘삼위일체적 욕망존재론’을 주창한다. 하나님의 삼위일체적 본성이 하나님이 의도한 인간들 욕망의 근원이자 목표라고 보는 것이다. 성부 하나님께서 성령 안에서 그리고 성령을 통해 인간들의 한층 더 연약하고 종종 그릇된 욕망을 일깨우고 훈계하며 정화시킨다고 설명한다. 때때로 고통스런 성장의 단계를 통해 성자의 형상을 닮아가는 방법도 찾아갈 수 있다.

사라 코클리 케임브리지대 석좌교수가 26일 서울 종로구 새문안교회에서 강연하고 있다. 강민석 선임기자

성령은 신에 대한 욕망의 흐름 안으로 들어가는 강렬한 접촉점이자 입구가 된다. 비뚤어진 인간 마음을 깨뜨리기 위한 초청으로서 성령은 작용한다. 성령은 하나님 삶이 창조 세계 안으로 끊임없이 흘러넘치는 것이며 기쁘게 불타오르는 것이다.

기도에서도 이는 나타난다. 성부는 신적 욕망의 근원이며 궁극적 대상이다. 성령은 창조세계 안에서 그 욕망을 가능하게 하며 포함하는 자다. 창조세계를 신적이 되도록 만드는 존재다. 성자는 그런 신적으로 완전케 된 창조세계다.

코클리 교수는 가부장제와 여성주의 등 오늘날 성 문제에 있어서 예수님의 기도에 대한 가르침으로 돌아갈 것을 권한다. 성령 안에서 예수님의 겸허로 드리는 기도는 자기를 비우는 행위다. 코클리 교수는 “이는 거짓된 가부장제적 악령과 심지어 자신의 영혼 안에 깊이 존재하는 악령들로부터 벗어나는 것”이라며 “이로부터 가부장제의 밖에서 ‘부성(아버지됨)’을 다시 생각할 수 있는 용기가 주어진다”고 말했다.

“땅에 있는 자를 아버지라 하지 말라 너희의 아버지는 한 분이시니 곧 하늘에 계신 이시니라”(마 23:9)는 구절에서만큼 성부는 단순한 남성이라는 성별 또는 나아가 가부장제를 뜻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그는 여성성을 남성성에 종속시키는 에베소서 5장 21~33절, 골로새서 3장 18절, 디모데전서 2장 11~15절 등이 고대 후기 시대 지배적 입장의 성 이해로 뒷걸음치는 표지일 수 있다고 했다.

그는 24일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오늘날 젠더 이슈에 대해 통찰을 제시했다. 그는 “성범죄와 성차별 등이 완전히 없어지기 전까지 기독교 신앙은 항상 개혁을 요구해야 한다”면서도 “다만 억한 감정을 자극해 분열을 조장한다거나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건 크리스천으로서 적절하지 못한 일”이라고 선을 그었다.

김동우 기자 lov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