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와이번스 마무리 투수 하재훈(29)은 26일 SK가 NC 다이노스에 2-1로 역전에 성공한 9회말 승리를 지키기 위해 마운드에 올랐다.
크리스티안 베탄코트와 권희동을 중견수 플라이와 2루수 땅볼 아웃으로 잡아내며 이날도 손쉽게 경기를 매조지하는 듯했다. 그러나 박민우에게 2루타를 허용한 뒤 노진혁에겐 자동 고의4구, 이상호에겐 볼넷을 허용하며 2사 만루 위기를 맞았다. 블론세이브는 물론 팀의 승리마저 날릴 대위기였다. 마지막 타자 김태진을 중견수 플라이 아웃으로 잡아내며 경기를 간신히 지켜냈다. 1피안타와 2볼넷을 내줬지만 어찌됐든 무실점 경기를 한 셈이다.
하재훈은 5월 들어 11경기 동안 1점도 허용하지 않았다. 4월까지 확대하면 21경기 연속 무실점 행진이다. 지난달 3일 롯데 자이언츠와의 경기에서 0.2이닝 동안 3실점하며 패전투수가 된 이후 지난달 4일 롯데전부터 이날 NC전까지 무실점이다.
하재훈은 올 시즌 26경기에 출전했다. SK가 치른 53경기의 절반에 가깝다. 25이닝 동안 단 4실점했다. 26경기 중 실점이 있는 경기는 단 2경기다. 4승 1패 3홀드 10세이브를 기록했다. 세이브 부문 4위다.
25이닝 동안 15안타를 허용해 피안타율은 0.172에 불과하다. 2루타 5개를 허용했을 뿐 홈런은 한 개도 맞지 않았다. 특히 좌타자에겐 0.125의 극강 피안타율을 기록하고 있다. 물론 우타자에게도 0.213으로 강하다.
주자가 없을 땐 0.220이지만 주자가 있으면 0.108로 피안타율이 내려간다. 특히 득점권에서도 피안타율은 0.125다.
2009년 시카고 컵스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맺은 뒤 미국으로 건너갔지만, 별다른 활약을 하지 못한 채 올해 2차 신인 드래프트 2라운드 16순위로 SK에 입단한 하재훈이다. 특히 야수로 활약하다 투수로 나섰다. 마무리 투수도 물론 처음이다.
150㎞가 넘는 패스트볼이 강점인 것은 이제 잘 알려져 있다. 상대팀에서 철저히 분석해 대응해 나올 때가 됐다. 하재훈이 곧 찾아올 것으로 예상되는 위기마저 넘는다면 KBO리그를 대표하는 마무리 투수로 업그레이드될 수 있을 전망이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