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 계란 테러 당한 할머니, 경찰은 뭐했나” 靑 국민청원

입력 2019-05-27 11:14
이하 SBS 궁금한 이야기 Y 캡쳐


3년 동안 건너편에 사는 남성이 던진 달걀과 오물을 맞고 성적 농담에 시달린 할머니의 사연이 소개된 뒤 당시 경찰의 대처를 비판하는 청와대 국민청원이 올라왔다.

청원인은 27일 올린 글에서 “할머니는 70대 남성 가해자가 던진 물건에 맞아 지저분해진 옷가지들과 폭행을 당해 생긴 멍을 경찰서에서 증거로 보여주며 처한 상황을 적극적으로 알렸다”며 “그러나 누구도 할머니를 보호해주지 않았고 경찰마저 이해할 수 없는 수사 태도를 보였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많은 분이 얼마 전 일어났던 끔찍한 ‘일가족 방화 사망 사건’을 기억하실 것”이라며 “언론 보도에 따르면 피해 가족들은 가해자가 지속해서 이상한 행동을 한다는 사실을 여러 차례 경찰에 알렸다. 하지만 이를 대수롭지 않게 여긴 경찰이 안일한 대응을 했고, 피해자가 여럿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청원인이 주장한 ‘일가족 방화 사건’은 지난달 17일 진주에서 발생한 방화·살인사건으로 추측된다.


청원인은 이어 “요즘 시대의 경찰이 그 직무를 다하고 있음에 동의할 수 있는지 국민 여러분과 정부, 그리고 경찰 조직에 묻고 싶다”며 “경찰이 앞장서서 신고자를 폭행하고, 여성을 대상으로 한 각종 범죄를 일삼으며 약자에게는 강하게, 강자에게는 약하게 행동하고 있다는 것에 왜 모두 침묵하시나”라고 주장했다.

청원인은 “우리나라 경찰 남녀 성비는 압도적으로 남성의 비율이 우세하다. 경찰은 남성이라고 일반화할 수 있다”며 “여경이 정확한 직무를 수행하고도 원인 없는 질타를 받고 있는 이때, 남경에 의해 수사가 진행된 버닝썬 사태, 김학의 동영상, 장자연 성접대 문건, 그리고 달걀 테러 피해자 할머니까지. 누가 봐도 직무유기인 이 사건들에 대해 어째서 질타를 하지 않으시는 건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청원인은 마지막으로 “방송과 관련된 가해자와 경찰 관계자들의 처벌이 이뤄져야 한다”며 “검찰 개혁과 더불어 경찰 개혁 또한 정부가 이뤄야 할 과제”라고 주장했다. 이 청원에 27일 오전 10시 30분 기준 약 6000여명이 동의했다.



이른바 ‘평택 달걀 테러 할머니’ 사건은 지난 24일 SBS ‘궁금한 이야기 Y’에서 소개됐다. 할머니는 날마다 소리치고 바닥에 페인트를 칠하는 등 기이한 행동으로 동네 주민들의 기피 대상이었다. 동네 주민들은 “욕쟁이 할머니”라며 비난했다.

그런데 할머니의 행동에는 이유가 있었다. 할머니는 “누군가 자신을 향해 3년 동안 달걀을 던지고 폭행하고 괴롭힌다”고 주장했다. 페인트칠은 달걀이 날아온 장소를 기억하기 위한 할머니의 대처였다. 심지어 할머니는 폐지를 팔아 모은 130만원으로 CCTV를 설치했다.

취재 결과 할머니의 주장은 사실이었다. 건너편에 살던 이웃 남성이 오랫동안 달걀과 오물을 던지고 성적 농담까지 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 측은 ”강력팀에서 수사를 진행 중이다. 빠른 시일 내에 출석시켜서 조사할 예정이다. 심의를 거쳐서 할머니의 신변 보호도 할 것이다”라며 처벌을 예고했다.

하지만 방송이 보도되자 경찰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할머니가 그동안 적극적으로 자신의 피해를 주장했지만 CCTV조차 돌려보지 않은 경찰의 수사 태도가 잘못됐다는 것이다. 평택경찰서 자유게시판은 경찰의 안이한 수사 태도를 비판하는 글로 가득 찼다.

박준규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