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U-20 축구대표팀 이강인이 고개를 숙였다. 25일 폴란드 비엘스코비아의 스타디온 미에스키에서 열린 국제축구연맹(UEFA) 2019 폴란드 U-20 월드컵 F조 1차전에서 포르투갈에 패했다. 몇 차례 번뜩이는 움직임을 보이기는 했지만 자신의 공격적인 재능을 만개하지 못했다. 그러나 소속팀 스페인 발렌시아는 달랐다. 포르투갈전 이후 치러진 26일 바르셀로나와의 스페인 코파 델 레이(국왕컵) 결승전에서 2대 1로 승리했다. 이강인은 폴란드에서 소속팀의 우승을 지켜보게 됐다.
그렇다면 이강인 역시 우승 메달을 받을 수 있을까. 리그의 경우 우승 메달을 받기 위해서는 리그 경기 수의 25% 이상을 출전해야 한다. 예를 들어 스페인 프리메라리가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의 경우 시즌 38경기를 소화하기 때문에 38경기인 25%, 9.5경기를 반올림한 10경기 이상을 출전해야 우승 메달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국왕컵의 경우 우승 메달을 받기 위한 특별한 자격규정은 명시돼 있지 않다. 대신 스페인 축구협회에서 30개의 우승 메달을 준비한다.
이강인은 올 시즌 국왕컵에서 총 6경기를 뛰었다. 모두 선발 출전이다. 이강인의 첫 1군 데뷔전도 국왕컵이었다. 지난해 10월 31일 에브로와의 32강 1차전에서 선발로 나서며 81분을 소화했다. 스포르팅 히혼과의 16강과 헤타페와의 8강에서도 그라운드를 밟았다. 발렌시아 우승에 분명한 지분이 있는 셈이다. 비록 4강 이후부터 함께하지 못했지만 이강인 역시 우승 메달을 받을 수 있다.
발렌시아는 우승을 차지한 후 구단 공식 트위터에 기념사진을 내걸었다. 이강인은 오른쪽 두 번째 자리에 위치했다. 챔피언이 되기까지 과정 속 이강인의 헌신을 구단도 인정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강인의 첫 성인 무대 데뷔 시즌은 한 개의 우승 트로피를 품은 채 마감됐다. 이강인은 국왕컵 6경기를 비롯해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3경기,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2경기 등 올 시즌 총 11경기를 뛰었다. 다만 지난 2월 정식으로 발렌시아와 1군 계약을 체결한 직후 출전에 어려움을 겪는 중이다.
송태화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