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24일 미국을 향해 ‘새로운 계산법을 들고 나오지 않는 한 대화 재개는 없다’는 기존 입장을 재차 강조했다.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이날 조선중앙통신 기자와의 문답을 통해 “미국이 지금의 계산법을 접고 새로운 계산법을 갖고 나오지 않는 이상 조미(북·미) 대화는 언제 가도 재개될 수 없으며, 핵 문제 해결 전망도 그만큼 요원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대변인은 “하노이 조미 수뇌회담(정상회담)이 꼬인 근본 원인은 미국이 전혀 실현 불가능한 방법을 고집하면서 일방적이고 비선의적인 태도를 취한 데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미국은 우리의 선의적인 조치에 상응한 조치로 화답해 나오지 않고 우리에 대한 일방적인 무장해제만을 고집하면서 회담을 인위적인 결렬로 몰아갔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다시 한 번 명백히 밝히지만, 미국은 지금의 궁리로는 우리를 까딱도 움직이지 못하며, 우리에 대한 미국의 불신과 적대행위가 가중될수록 그에 화답하는 우리의 행동도 따라서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북한은 지난달 12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에서 “미국이 지금의 계산법을 접고 새로운 계산법을 가지고 우리에게 다가서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한 이후 미국의 태도 변화 없이는 대화 재개가 불가능하다는 주장을 반복하고 있다.
미국이 먼저 북핵 관련 포괄적 합의를 이르는 이른바 ‘빅 딜’ 주장을 접고, 대북 제재와 관련해 유화적 입장을 내비치지 않는 한 대화하지 않겠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다만 북한이 이날도 자국 입장을 외무성 고위 당국자 성명이나 담화 등이 아닌 대변인과 조선중앙통신 기자 문답을 통해 밝힌 것은 나름의 수위조절을 한 것으로 해석된다. 판을 아예 깨지는 않겠다는 것이다.
최승욱 기자 applesu@kmib.co.kr
北 “美, 지금 궁리로는 우리를 까딱 움직이지 못해”
입력 2019-05-24 19:36 수정 2019-05-24 19: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