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행폭행서 살아난 20대女 피격 사망…경찰 “증오범죄 가능성”

입력 2019-05-24 14:48
미국 트렌스젠더 여성 뮬레이시아 부커(23)가 지난달 후진을 하다 경미한 교통사고를 냈다는 이유로 집단폭행 당하고 있는 모습. 부커는 지난 18일(현지시간) 총에 맞아 숨진 채 발견됐다. 폭스뉴스 유튜브 캡처

지난달 미국 텍사스주 댈러스에서 군중에 둘러싸여 집단폭행을 당했던 여성이 거리에서 총에 맞아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증오범죄일 가능성을 놓고 조사 중이다.

CNN·폭스뉴스는 지난 18일 오전 6시40분쯤(현지시간) 총격사건이 발생했다는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한 경찰이 사망자를 확인한 결과 뮬레이시아 부커(23)였다고 20일 보도했다.

부커는 지난달 아파트 주차장에서 후진을 하다 경미한 접촉사고를 낸 뒤 여러 명의 남성에게 폭행을 당한 피해자였다. 당시 현장을 촬영한 영상이 소셜미디어를 중심으로 퍼지면서 공분을 불러일으켰다. 부커가 트랜스젠더라는 이유로 집단폭행을 당한 정황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가해 남성들은 부커를 때리면서 트랜스젠더와 성소수자를 비하하는 발언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보다 못한 시민이 “200달러를 줄 테니 폭행을 멈춰달라”고 호소하기도 했다.

부커는 뇌진탕, 손목골절 등 부상을 입었다. 현장에서는 에드워드 토마스(29)라는 이름의 남성만 폭행 혐의로 체포됐다.

주변에 있던 시민들의 도움으로 목숨을 구한 부커는 사건 일주일 뒤 댈러스에서 열린 집회에 참석해 “여러분의 도움 덕에 내가 살아남았다”며 울먹였다.

뮬레이시아 부커(23)가 집회에서 발언하는 모습. 폭스뉴스 유튜브 캡처

뮬레이시아 부커(23)가 집회에서 발언하는 모습. 폭스뉴스 유튜브 캡처

그랬던 그가 한 달 만에 거리에서 싸늘한 시신으로 발견된 것이다.

경찰은 “토마스와 부커의 죽음 사이 연관성을 현재로서는 찾지 못했다”면서 “증오범죄 가능성을 조사하겠다”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부커의 폭행사건을 접한 뒤 “댈러스는 이런 행동을 결코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던 마이크 롤링스 댈러스 시장은 부커의 사망 소식을 듣고 트위터를 통해 애도했다.

백승연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