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소문역사공원, 리모델링 8년만에 시민에 전면 개방

입력 2019-05-24 14:05

서울시는 중구 서소문근린공원을 리모델링해 지상 1층~지하 4층, 연면적 4만6000여㎡ 규모의 ‘서소문역사공원’으로 문을 연다고 24일 밝혔다. 복합문화공간으로 탈바꿈 한 서소문역사공원은 다음달 1일부터 시민들에게 전면 개방된다.

이 일대는 조선시대 서소문 밖 저자거리였던 자리로 국가 형장으로 사용됐다. 일제 강점기에는 수산청과시장으로, 1973년 근린공원으로 변신했다. IMF 경제위기로 급증한 노숙자들에게 공원을 점령당하는 우여곡절을 겪기도 했다. 특히 조선 후기에는 종교인, 개혁사상가 등 많은 사람들이 희생됐고 17세기부터는 칠패시장, 서소문시장 등 상업 중심지로도 활기를 띈 바 있다. 이렇게 삶과 죽음이 공존하는 역사적 의미가 깃든 장소임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그 의미를 제대로 살리지 못한 채 단순 공원으로만 머물러 왔다.

서울시는 이 일대가 가진 역사성을 새롭게 조명해 ‘서소문 밖 역사유적지 관광자원화사업’이란 이름으로 2011년 재조성 대장정을 시작했다. 서소문역사공원의 지상은 기존 서소문근린공원을 대폭 리모델링했다. 탁 트인 광장을 중심으로 1984년 세워진 순교자 현양탑과 함께 편의시설을 조성해 인근 주민과 직장인, 국내·외 관광객의 휴식처로 활용되도록 했다.

공원 지하에는 기념전당과 역사박물관, 편의시설, 교육 및 사무공간, 주차장 등이 들어선다. 지하 1층에는 도서실, 세미나실, 기념품 매장과 카페 등 방문자를 위한 편의시설과 교육 및 사무공간으로 채워졌다. 지하 2~3층은 기념전당인 ‘하늘광장’과 상설전시실·기획전시실로 구성된 역사박물관이 위치한다. 하늘광장은 사상과 종교의 자유를 위해 희생당한 사람들의 정신을 기리는 추념의 의미로 하늘을 바라볼 수 있도록 했다.

서소문역사공원 지상 공원부분은 중구청에서 직접 관리하고 그 외 시설운영은 민간위탁으로 (재)천주교 서울대교구 유지재단에서 맡는다.

한편, 서소문역사공원은 지난해 9월 로마 교황청에서 공식 순례지로 아시아 최초로 선포한 ‘천주교 서울 순례길’(3개 코스, 총 44.1km)의 순례지의 하나로 포함되기도 했다. 서울시는 서소문역사공원이 본격 개방되면서 정동·덕수궁·숭례문·남대문시장·서울로7017 등 인근의 역사문화자원과 연결돼 일반시민들과 국내·외 관광객이 즐겨 찾는 명소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이 일대는 조선시대부터 일제강점기, 근현대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스토리와 역사를 가진 장소임에도 불구하고 그 의미를 제대로 살리지 못해 아쉬움이 있었다”며 “이번에 재탄생한 서소문역사공원을 인근의 다양한 역사문화 콘텐츠와 연계해 국내·외 관광객 오천만 시대에 대비한 스토리가 있는 서울의 대표 관광명소로 육성하겠다”고 말했다.

김유나 기자 spri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