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첫날 최종구 지원사격, 손병두… “혁신 치중하다 소외계층 궁지”

입력 2019-05-24 13:37
손병두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청와대 제공


손병두(사진) 신임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 최근 이재웅 쏘카 대표와 설전을 벌인 최종구 금융위원장 지원 사격에 나섰다.
손 부위원장은 24일 취임 인사차 정부서울청사 금융위 기자실을 찾아 “혁신성장으로 인해 소외된 계층은 정부가 과하다 싶을 정도로 신경 써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올해 정부의 정책 화두가 혁신성장인 만큼 여기에 주안점을 둘 예정”이라며 “하지만 혁신성장에 너무 치중할 경우 이미 경기 부진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소외된 계층을 더욱 궁지에 몰아넣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의 발언을 두고 지난 22일부터 이틀간 최 위원장이 택시 업계와 갈등을 빚고 있는 차량 공유 서비스 ‘타다’의 이 대표를 겨냥한 비판 발언을 내놓으면서 논란이 일자 대리전에 나선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됐다.

당시 최 위원장은 “피해를 보는 계층을 어떻게 할 것이냐는 문제를 다루는 데는 사회적인 합의가 필요하다”면서 “그런데 이 대표는 그 합의를 아직 이뤄내지 못했다고 경제정책의 책임자를 향해 ‘혁신 의지 부족' 운운하는 비난을 멈추지 않고 있다”며 작심한 듯 비판 발언을 내놨다.
이어 “이 대표는 ‘나는 달려가는데 왜 못 따라오느냐'고 말하고 있는 것이다. 상당히 무례하고 이기적이라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이 대표가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갑자기 이 분은 왜 이러시는 걸까요? 출마하시려나? 어찌 되었든 새겨듣겠습니다”라는 글로 반박했고 ‘한글과 컴퓨터’ 창립자인 이찬진 포티스 대표 등 IT 벤처업계 관계자들이 호응했다.
두 사람의 설전은 하루 뒤인 23일에도 계속됐다.

손 부위원장은 “혁신이라는 큰 화두가 가져오는 위험성이 그런 곳(소외계층 피해)에 있는 것 아닌가 싶다”며 “그에 대한 경종을 울리고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차원에서 위원장이 근래에 그런 의견을 내놨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또 “소외계층에 대해 고려가 없다면 혁신성장도 발목이 잡힐 수 있는 만큼, 혁신성장의 싹을 계속 피워나가기 위해서라도 (소외계층 배려를) 고민해야 한다는 것이 우리 모두의 과제”라고도 했다.

서윤경 기자 y27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