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강원도 강릉 과학산업단지 내 벤처공장에서 발생한 수소탱크 폭발사고는 건물 한 동을 통째로 날려버릴 정도로 위력이 컸다. 그러나 폭발사고가 연소로 이어지지 않으면서 대형 재해로 이어지지 않았다.
그렇다면 강릉 수소탱크 폭발사고에서 불이 나지 않은 이유는 무엇일까.
수소 기체는 가연성이 매우 커서 공기와 4~74%의 부피비율로 섞여 있거나, 염소 기체와 5~95%의 부피비율로 혼합된 상태에서 불꽃과 열을 만나면 폭발한다. 수소의 연소열은 143 KJ/g으로 단위 무게 당 연소열이 가장 크다.
이번 사고에선 연료전지 공장에 설치된 400㎥ 용량을 저장할 수 있는 수소저장탱크 3기가 폭발했지만, 연소 폭발로 이어지지 않았다. 수소는 단독적으로 폭발하지 않고 산소와 결합한 뒤 불꽃과 열을 만나야 폭발하기 때문이다.
수소가 공기 중에 천천히 누출돼 불꽃과 만났다면 대형 폭발사고로 이어질 수 있었지만, 이번 사고는 수소를 담고 있던 탱크가 한순간에 폭발하며 짧은 순간에 밖으로 새어 나오면서 산소와 불꽃을 만날 시간이 없었다.
또한 수소는 공기보다 14배 정도 가벼워 누출이 일어나도 공기 중으로 빠르게 확산해 날아가므로 쉽게 폭발하지 않는다.
소방당국은 “벤처공장은 폭발 충격으로 외벽이 붕괴되고 건물 내부도 큰 충격을 받아 추가 붕괴가 우려되고 있다”며 “다행히 큰불로 이어지지 않아 대형 인명피해가 발생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23일 오후 6시22분쯤 강원도 강릉시 대전동 강릉과학단지 내 공장에서 수소탱크가 폭발하는 사고가 나 8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권모(38)씨 등 2명이 숨지고, 김모(43)씨 등 6명이 다리 등을 다쳐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숨진 권씨 등 5명은 강릉과학단지 내 강원테크노파크를 견학 온 타 지역 벤처기업 대표이며 경상을 입은 나머지 3명은 이들을 인솔한 테크노파크 관계자였다.
사고가 난 업체는 풍력과 태양광으로 생산한 전기로 물을 분해해 만들어진 수소를 저장 탱크에 보관, 수소를 이용해 연료전지를 가동하는 연구시설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 당시 해당 업체 소속 연구원 2명은 수소 저장 탱크에서 20m 떨어진 별도의 가건물 내에서 태양광을 활용한 수소연료전지로 전기를 생산해 벤처 건물에 전기를 공급하는 시험작업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강릉=서승진 기자 sjse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