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대마도에서 ‘한국인을 받지 않겠다’라는 안내문을 붙인 가게들이 늘고 있어 논란이다. 일본 현지 언론들은 이런 현상을 ‘한국인들의 신사적이지 못한 행동’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일본 후지TV는 22일 대마도 번화가 이즈하라 상가에 붙어있는 ‘한국인 금지’ 안내문을 집중 조명했다. 안내문에는 “우리는 일본어만을 할 수 있다. 한국인 고객은 출입을 삼가 달라”라고 적혀있었다. 근처의 다른 가게들에서도 “한국에서 온 고객은 일본어를 말할 줄 아는 사람을 동반할 것”이라고 적힌 안내문을 심심찮게 찾을 수 있었다.
후지TV는 해당 식당과의 인터뷰에서 이러한 안내문을 붙이게 된 이유를 물었다. 식당 주인은 “한국인 관광객 열 명이 술 한 병과 약간의 안주를 시켰다. 이후 테이블을 치우러 가보니 외부에서 가져온 맥주 캔들과 음식물이 잔뜩 어질러져 있었다”라고 밝혔다.
다른 가게에서도 “일본어를 할 줄 모르면 손님을 받지 않고 있다. 우선 지역 손님들에게 집중하고 싶기 때문이다” “한국인들은 대체로 서비스를 요구하는 경우가 많다” “한국인 관광객들이 술을 마시고 가게에서 싸움이 벌어진 적이 있는데 언어가 통하지 않아 힘들었다. 그 이후로 한국인을 받지 않고 있다” 등의 불만을 토로했다.
후지TV는 수많은 관광객이 지나고 난 오자키야마 자연공원의 모습을 비추기도 했다. 공원 곳곳에는 한글로 쓰인 낙서와 수북이 쌓인 담배꽁초가 보였다. 한국인 관광객으로 보이는 남성들이 거리에서 흡연을 한 뒤 꽁초를 버리는 모습도 쉽게 볼 수 있었다.
현지의 한 주민은 “비단 한국인뿐 아니라 대마도를 찾는 많은 관광객이 쓰레기 관리를 잘하지 못한다”라며 “돌담 사이나 길거리에 먹다 남은 음료나 음식물 등을 버리고 간다”고 지적했다.
대마도는 지난해 한국인 관광객 41만여 명이 방문했다. 대마도 전체 관광객 중 80%가 한국인일 만큼 대마도는 국내에서 인기 높은 관광지다.
지난 3월 대마도를 방문한 한모(24)씨는 “실제로 대마도에 방문했을 때 많은 한국인이 있었는데 몇몇 사람들이 밤늦게 술에 취해 큰 소리로 떠드는 것을 봤다”며 “한국인들을 받지 않겠다는 식당들이 불쾌하기는 하지만 우리들도 예의를 지키는 것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김도현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