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도인들이 한반도 평화를 위해 머리를 맞댔다. 한국 그리스도교 신앙과 직제협의회가 23일 서울 중구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주관한 제19회 한국 그리스도인 일치포럼 ‘더불어 평화, 한국 그리스도인의 과제’에서다. 박태식 성공회 신부가 진행을 맡았고 김희중 한국천주교주교회의 대주교와 이홍정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총무가 인사를 전했다. 한국 그리스도교 신앙과 직제협의회는 가깝게 사귀기, 함께 공부하기, 함께 행동하기, 함께 기도하기를 통해 한국 그리스도인들의 일치와 교파 간 신앙적 친교를 이루기 위해 2014년 5월 창립됐다.
“교회의 가장 근본적인 사명은 평화를 위한 성사가 되는 것입니다. 그리스도교는 이 땅에 용서와 화해, 그리스도의 평화를 선포해야 하는 사명을 지니고 있어요.”
가톨릭동북아평화연구소장 강주석 신부가 말했다. 그는 “교회는 세상 안에서 세상을 위한 평화의 표지이며 도구”라며 “진정한 평화는 오로지 용서와 화해를 통해서만 가능하다”고 말했다. 다만 20세기에 들어와 격화된 동서 냉전으로부터의 폭력은 교회를 위협했다.
대규모 폭력과 전쟁의 시대를 거치면서 교회는 세상의 평화가 아닌 교회의 평화에만 집착하게 됐다는 비판도 나왔다. 강 신부는 “한반도에도 아직 냉전의 잔재가 남아있다”며 “서로를 악마로 만들었던 적대의 시대를 끝내고 상대를 인정할 수 있는 기회의 시간을 마련하기 위한 진지한 성찰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기호 한신대 박사는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의 조건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지난해 한반도 역사의 카이로스적 변화가 시민의 힘과, 최고 지도자의 의지, 평착 올림픽 등 계기로부터 이뤄났다고 봤다. 그는 “한반도 평화를 위한 새로운 동북아 질서가 필요하다”며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에는 일본과 중국의 협력이 절대적으로 중요하다”고 했다. 이어 “올해 한국은 3·1운동 100주년 중국은 5·4운동 100주년을 맞이한다”며 “2020년 동경 올림픽을 앞뒀으며 베를린 장벽 붕괴 30주년을 맞이하기에 올해가 아시아 냉전 체제 종식의 원년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김동우 기자 lov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