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전 대통령 10주기 추도식이 23일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 묘역에서 엄수됐다.
추도식에는 권양숙 여사 등 유족과 영부인 김정숙 여사, 조지 부시 전 미국 대통령, 문희상 국회의장, 이낙연 국무총리를 비롯해 이해찬 더불어 민주당 대표,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 이정미 정의당 대표 등 정당대표와 추도객 등 5000여 명이 참석했다.
추도식에 앞서 부시 전 대통령은 직접 그린 노무현 전 대통령 초상화를 유족에 선물했다.
권 여사는 답례로 노 전 대통령과 부시 전 대통령을 함께 새긴 판화작품과 노무현 재단에서 제작한 10주기 특별상품을 선물했다.
부시 전 대통령이 추도식장으로 들어설땐 참배객들의 연호가 이어졌고 추도사를 할때도 박수가 계속 터져나왔다.
부시 전 대통령은 추도사에서 “초상화를 그릴 때 국민의 인권 보호에 헌신한 노 전 대통령을 생각하며 그렸다”며 “자신의 목소리를 내는 강력한 지도자를 생각하며 (초상화를) 그렸다. 그건 미국 대통령에게도 예외가 아니었다”고 말했다.
이날 봉하마을은 1만8000여명의 추모객이 몰려 추모열기가 가득했다. 이른 아침부터 노 전 대통령의 묘역엔 유모차를 끈 젊은 부부, 지팡이를 짚은 어르신, 밀짚모자를 쓴 청년, 말쑥하게 양복을 차려입은 중년 신사, 아이 손을 잡은 엄마, 산배낭을 짊어진 아주머니 등 세대를 불문한 참배객들이 줄을 이었다.
참배객들은 묘역에 하얀 국화꽃을 바치거나 노란색 바람개비를 든 채 묵념을 했다. 노무현재단 회원인 전해숙(67·대구시)씨는 “오전 연차를 내고 봉하에 왔다”며 “며칠 전에 미리 참배했지만 꿈에 노짱(노 전 대통령)께서 나타나셔서 오늘 또 내려왔다”고 말했다.
광주에서 왔다는 여성 참배객은 “노 전 대통령이 서거한 지 10년이 지났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며 “좌우를 떠나 상식이 통하는 세상, 모두가 공통으로 이해할 수 있는 세상이 빨리 왔으면 한다”고 말했다.
양산에서 온 김규현(73)씨는 “노 전 대통령 이후 우리나라의 민주주의는 많이 진전됐다”며 “현 정부도 제대로 된 개혁을 이뤄냈으며 한다”고 말했다.
김해=이영재 기자 yj311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