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여수 한 어린이집에서 아동 학대가 상습적으로 이뤄졌다는 의혹이 나와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문제의 어린이집은 갓난아기부터 만 2세 영·유아 40여명을 원아로 두는 민간시설이다. 의혹은 이곳에서 근무하던 보육교사 A씨의 아동 학대 정황이 드러난 것을 시작으로 번지고 있다. A씨는 지난달 19일 원아들을 정자세로 둔 뒤 약 2시간 동안 움직이지 못하게 해 논란을 낳았다.
이 일로 A씨는 현재 어린이집을 그만둔 상태다. 그러나 학부모들의 분노는 가라앉지 않고 있다. 내부고발자의 폭로가 이어지면서 원장 B씨의 학대 의혹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이에 따르면 B원장은 우는 아이를 비좁은 자료실에 가두는 식의 체벌을 가했다. 이같은 일이 벌어진 곳은 대부분 성인 한두명이 겨우 들어갈 수 있는 공간이거나 CCTV가 없는 사각지대였다고 한다.
또 B원장이 시끄럽게 군다는 이유로 일부 원아를 이불로 덮어버렸다는 증언도 나왔다. 원아들을 혼낼 때도 강압적인 분위기를 조성했으며, 어린 원아를 혼자 빈 교실에 방치한 적 있다는 내용도 있다.
이같은 의혹이 불거지자 학부모들 사이에서는 집단 퇴소를 결정하는 등 반발 움직임이 불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자진 사퇴한 보육교사 2명이 그동안 어린이집에서 발생한 아동 학대 정황들을 폭로하고 있다.
현재 경찰은 어린이집 원내 CCTV를 입수해 학대 행위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여수시도 이 어린이집에 대한 감사를 실시해 학대 여부를 조사하기로 했다. 또 여수지역 149개 어린이집을 전수조사해 아동학대 실태 등을 점검하기로 했다.
문지연 기자 jym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