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구 금융위원장 “타다 이재웅, 무례하고 이기적이다”

입력 2019-05-22 15:44
타다 인스타그램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죽음을 이용한다”며 택시기사 분신을 비판한 이재웅 대표를 향해 “무례하고 이기적이다”라고 비판했다. 이 대표는 승차공유 서비스 ‘타다’를 만든 VCNC 모회사인 쏘카 대표를 맡고 있다.

최 위원장은 22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열린 청년 전·월세 지원프로그램 협약식 뒤 기자들에게 “피해를 보는 계층을 어떻게 할 것이냐는 문제는 사회적 합의가 필요한데, 그 합의를 아직 이뤄내지 못했다고 해서 경제정책의 책임자를 향해 ‘혁신 의지 부족’을 운운하는 비난을 하고 택시업계에 대해 거친 언사를 내뱉는 것은 이기적이며 무례한 행동이다”라고 꼬집었다.

최 위원장은 “이 대표가 마치 택시업계를 걱정하는 듯한 태도로 대안을 내놓았지만 이 문제는 정부가 심사숙고해야 하며 재원도 필요하다”며 “이런 상황에서 이 대표의 언행은 ‘나는 달려가는데 왜 못 따라 오느냐’는 의미가 담긴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택시업계는 공유경제와 같은 혁신사업으로 인한 피해를 직접 크게 입는 계층”이라며 “기존 법과 사회 질서 안에서 자신의 소박한 일자리를 지키겠다는 분들에게 최소한의 존중과 예의를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최 위원장은 “최근 정부가 혁신을 위해 노력하는 과정에서 타다 서비스와 택시업계의 갈등이 심화되고 논란이 되는 것에 대해서는 안타깝다”며 “정부 혼자만의 노력보다는 정치권과 사회 각층이 손해를 보더라도 이해해야 하는 어려운 문제”라고 말했다.

택시기사들의 타다 화형 퍼포먼스가 지난 3월 21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열리고 있다. 뉴시스

앞서 지난 17일 이 대표는 자신의 SNS를 통해 분신사망한 택시기사와 택시업계의 타다 퇴출 요구를 언급하며 “참담함을 금할 수 없다. 우리 사회가 어쩌다 여기까지 왔는지 모르겠다”며 “죽음으로 문제를 제기하고, 죽음을 정치화하고, 죽음을 이익을 위해 이용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비판했다.

이 대표는 “돌아가신 저희 아버지뻘인 76세의 개인택시 기사가 그런 결정을 하기까지 얼마나 두려움이 컸을까 생각하면 안타깝고 미안하기 그지없다”며 “누가 근거 없는 두려움을 그렇게 만들어냈고 어떤 실질적 피해가 있었길래 목숨까지 내던졌을까 생각하면 답답하다”고 언급했다.

이어 “세상의 변화가 마음에 안 든다고 해도 전국 택시매출의 1%도 안되고 서울 택시매출의 2%도 안돼서 결과적으로 하루 몇천원 수입이 줄어들게 했을지도 모르는 타다에 모든 책임을 돌리고, 불안감을 조장하고 죽음까지 이르게 하는 행위는 용서받을 수 없다”며 “택시업계와 대화하겠다며 상생 대책도 마련하고 있는데, 타다를 중단하지 않으면 대화하지 않겠다는 억지는 그만 주장했으면 좋겠다”고 지적했다.

강태현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