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독재자’ 막말 논란에 “정치 신인” “원외”로 받아친 이해찬

입력 2019-05-22 15:26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지난 18일 광주 5.18 민주묘지에서 만나 악수하고 있다. 뉴시스

노무현정부와 박근혜정부 총리 출신의 여야 대표가 잇단 막말로 구설에 오르고 있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를 정치 신인 취급하며 “정치는 그렇게 하면 안 된다”고 핀잔을 주거나 “원내가 아니니 원외에 다니는 건 이해하지만 강경 발언이 능사는 아니”라고 했다. 그간 야당 대표를 저격하는 말을 자제해 온 이 대표가 거세지는 황 대표의 발언에 제동을 걸고 나선 모양새다.

이 대표는 22일 민주당 확대간부회의에서 “황 대표에게 한마디만 드리겠다. 원외 다니시면서 여러 강경 발언 많이 하시는데 그러지 않았으면 좋겠다. 원내가 아니니 원외에 다니는 건 이해하지만 그래도 제1 야당 대표로서 강경 발언이 능사는 아니다”라며 “더군다나 국무총리, 대통령 대행 지낸 분이 국민에게 걱정스러운 발언을 하는 것은, 어제까지만 하시고 내일부터 안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이 대표 측 관계자는 “같은 총리 출신이기도 하고, 황 대표를 진심으로 걱정하는 말인 것 같다. 도를 넘은 발언들이 계속 나오는 데 대해 경고를 한 것”이라고 했다.

황 대표는 전날 문재인 대통령을 두고 “이 정부가 우리한테 독재자의 후예라고 하는데 진짜 독재자의 후예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아니냐”며 “진짜 독재자의 후예에게는 말 한마디 못하니까 (김정은의) 대변인이라고 하는 것”라고 했다.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는 “지금 대한민국 경제는 최악이다. 이런 최악의 경제를 만든 문재인 정권은 분명 최악의 정권”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황 대표에게 자중을 요구한 이 대표도 그간 야당을 향한 막말로 논란을 불러왔다. 이 대표는 한국당을 두고 “도둑놈들한테 이 국회를 맡길 수 있겠냐”라거나 “독재 통치자들의 후예” “거리 조폭만도 못한 심성으로 정치를 해서는 안 된다”라고 했다. 여야 대표가 말싸움하는 동안 국회는 5월 내내 제대로 된 상임위 전체 회의 한 번을 열지 못했다.

심희정 기자 simci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