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오전 10시16분쯤 울산시 북구 염포로 현대자동차 울산공장의 자동차 선적부두에 정박한 수송선박에서 불이 났다.
해당 선박은 12층까지 차를 실을 수 있는 5만t급이다. 화재발생 당시 북미로 가는 투싼 등 수출용 자동차 2156대가 실려 있었다. 출항은 아직 미정이다.
소방당국은 선체 내부에 자동차 적재용으로 만든 1층 또는 2층 화물칸에서 발화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1~2층에는 차량 400여대가 실려 있었다. 차들은 각층마다 분산되어 실려 있었기 때문에 특별한 피해는 없는 것으로 현대차는 파악하고 있다. 해당 선박은 창문이 거의 없고 폐쇄형 구조인 데다 선미에 화물을 싣고 내릴 수 있는 대형 출입문만 있는 구조다.
소방당국은 휘발유, 고무 타이어, 합성 가죽 시트 등 가연성 물질이 선내에 많은 점을 고려해 폭발 가능성도 대비했다. 화학펌프차와 소방차의 선내진입과 화재진압이 여의치 않자 선박 내부를 밀폐해 산소유입을 차단시킨 뒤 배안에 장착되어 있는 이산화탄소 소화설비를 수동 조작해 화재를 진압했다.
이산화탄소 소화설비는 B급(유류화재), C급(전기화재)에 적합한 소화기구다. 이산화탄소를 방출해 공기를 차단하고 화재를 진압하는 원리다. 전자기기나 중요 문서 등 수손피해가 우려되는 장소에 유용하다. 이산화탄소가 방사되면 산소농도가 14~16%까지 떨어진다. 이산화탄소 소화설비는 대다수가 밀폐된 공간에 설치된다.
소방관계자는 “이산화탄소를 모두 방출시키고 화재열기를 식힌 뒤 정확한 화재지점을 파악해 선박 내부로 진입하면서 최종 화재진압을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소방당국과 현대차는 화재진압이 완료되는대로 구체적인 피해 규모와 화재 원인을 조사키로 했다.
울산=조원일 기자 wch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