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단도 미사일’ 발언에 한국당 “북한 미사일이 칼 이름이냐”

입력 2019-05-22 14:48 수정 2019-05-22 15:23

문재인 대통령의 ‘단도 미사일’ 발언 해프닝에 대해 자유한국당은 “북한 도발을 애써 부인하려는 현실 부정 인식의 발로” “북한 미사일이 무슨 칼 이름이냐” 등으로 비판했다.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는 22일 원내대표·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서 “북한이 쏜 것은 탄도 미사일인데, 정부는 2주 넘도록 분석 중이라면서 사실을 외면하고 있다. 단도 미사일 발언은 말실수인지, (탄도 미사일이라는) 내심이 나오다가 말씀이 엉킨 것인지 여러 생각이 들게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문 대통령도 (북한의 발사체가) 탄도 미사일이라는 점을 모를 리 없다”며 “(단도 미사일 발언을) 기어이 단거리 미사일로 수정하는 모습에서 문 대통령의 초조를 엿볼 수 있다”고 말했다.

정용기 정책위의장은 “단도 미사일이라고 말했다가 단거리 미사일이라고 수정했다. 코미디 같은 이야기”라며 “‘김정은 대변인’이라는 얘기가 왜 외신에서 나오는지, 왜 이 표현에 국민이 격하게 공감하는지 돌아보기 바란다”고 했다. 원유철 의원은 “이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같은 장거리 미사일은 ‘장도 미사일’로 불러야 할 것”이라면서 “북한 미사일이 무슨 칼 이름도 아니고, 지난번에는 미사일을 발사체라고 하더니 할 말이 없다”고 꼬집었다.

민경욱 한국당 대변인은 “발언 의도와 내용을 떠나 실언(失言)과 행간으로 읽히는 대통령의 어긋난 안보관이 너무도 우렵스럽다”는 논평을 냈다. 민 대변인은 “유엔 대북제재 위반 대상인 탄도 미사일 도발을 애써 부인하려는 현실 부정 인식의 발로가 아닌가”라며 “대한민국 국군최고통수권자인 대통령의 실언은 외교적으로, 군사적으로, 그리고 정치적으로 불필요한 오해를 낳기에 충분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탄도 미사일은 북한 최고 존엄의 역린을 거스르지 않기 위해 함부로 입에 담지 말아야 할 문재인 정권의 ‘터부(금기어)’가 되고 말았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21일 한·미 군 지휘관들을 청와대로 초청한 오찬 간담회에서 “한·미 동맹의 공고함과 한·미 양국의 긴밀한 공조는 최근 북한의 단도 미사일을 포함한 발사체의 발사에 대한 대응에서도 아주 빛이 났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단도 미사일 발언을 놓고 문 대통령이 탄도 미사일을 지칭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자, 청와대 대변인은 이후 “단거리 미사일을 말한 것”이라고 정정했다.

지호일 기자 blue5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