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인사이드] 여름 앞둔 청와대, 경내 수목 관리 본격화?

입력 2019-05-22 13:42 수정 2019-05-22 13:55

청와대가 여름을 앞두고 5만여그루에 달하는 경내 수목 관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평소 나무와 꽃, 식물에 조예가 깊은 만큼 관리 인력들도 조경 기술을 갈고 닦는 모양새다.

22일 청와대와 산림교육원에 따르면 청와대 총무비서관실 산하 총무시설팀 직원 A씨는 지난달 1일부터 5일까지 진행된 ‘유망유실수 재배과정’을 수료했다. A씨는 교육에서 대추, 호두, 감, 다래나무 등에 대한 재배기술 현장실습에 참여했다. 산림교육원 관계자는 “청와대 내부를 관리하는 현업 종사가 참가하신 것 같다”며 “실제 나무를 재배하는 교육이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A씨의 교육 참여는 경내 식수 관리의 질을 높이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내부에는 180종에 달하는 나무들이 자라고 있다. 그중 하나가 청와대 관람객이 본관 앞 대정원을 지나 영빈관으로 향할 때 볼 수 있는 향나무다. 길에 높이 솟은 이 향나무는 원래 창경궁 자리에 위치했다. 1980년대 후반 창경원을 궁으로 복원하는 과정에서 이 나무를 청와대 내부로 옮겨왔다고 전해진다.

청와대 온실 앞에는 지난해 9월 평양 남북 정상회담 당시 문재인 대통령이 평화와 번영의 의미를 담아 백화원 영빈관에 식수한 ‘모감주나무’의 같은 종이 심어져 있다. 문 대통령은 당시 평양 백화원 영빈관 앞 정원에서 부인인 김정숙 여사와 함께 기념식수를 했다. 문 대통령은 10년생 모감주나무를 심었다.


문 대통령은 “기념식수할 나무인 모감주나무다. 꽃이 황금색 꽃이라 해 가지고 나무 말이 번영”이라며 “옛날에는 이 열매를 가지고 절에서 쓰는 염주를 만들었다고 해서 염주나무라고도 부르기도 했단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 나무가 정말 무럭무럭 자라고, 그 다음에 꽃도 풍성하게 피고, 또 결실을 맺고, 또 그것이 남북관계 발전에 함께 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꽃과 나무 사랑은 유명하다. 가끔 경내를 산책하며 참모들에게 꽃 이름 등을 설명한다고 한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6월 참모들에게 여민관 뒤편에 심어진 모감주나무를 두고 “옛날에 고려사를 보면 우리 사신이 조공을 가지 않느냐. 비단이나 한지를 가져간다”며 “중국에서 답례로 주는 것들 중에 모감주 몇 말도 포함돼 있었다”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화살나무를 두고서는 “가시같은 게 방어기재다. 이런것들이 대체로 다 맛있어서 동물들이 좋아한다”고 말했다. 740살로 청와대 나무 가운데 가장 나이가 많은 ‘주목’과 청와대 정문을 지키고 있는 100살 된 22그루의 ‘반송’도 청와대 내 유명 나무 가운데 하나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