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시민(사진)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정계복귀설을 ‘뇌피셜’이라고 말했다. 뇌피셜은 ‘정황만 놓고 상상력을 발휘해 근거 없는 일을 공식화한다’는 뜻으로, 뇌와 ‘오피셜’(official)을 조합한 인터넷 조어다.
유 이사장은 21일 KBS 시사프로그램 ‘오늘밤 김제동’에서 “정계로 복귀할 생각이 있는가. 대답하기 곤란한가”라는 진행자의 질문을 받고 “곤란하지 않다. 요즘 행사에 많이 다니면서 온갖 이야기를 하게 됐는데, (정계복귀설은) 요즘말로 뇌피셜”이라고 답했다.
그는 “‘정치에서 떠난다’고 SNS에 올린 뒤부터 지금까지 단 한 순간도 공무원이 되거나 공직선거에 출마하는 일을 생각한 적이 없다”며 “말이 오가면서 나온 부적절한 비유로 머릿속에 ‘뭉게구름’을 만들어 비평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이어 “‘안 한다는 것을 보니 정말 하려나 보다’라는 식의 말은 언어를 타락하게 만드는 것”이라며 “‘나중에 정치하게 되면 욕하라’고 말하면 ‘내가 정치할 것이니 욕해라’(라는 식으로 받아들여진다). 말은 진짜 어렵다”고 토로했다.
유 이사장의 정계복귀설은 총선 레이스를 1년도 남기지 않은 시점에서 가장 큰 화두다. 제21대 총선은 내년 4월로 예정돼 있다. 총선은 2017년 5월 출범한 문재인정부의 중간고사 격이고, 다음 대선의 향방을 가늠할 잣대가 될 수 있다.
친노(친노무현계) 인사인 유 이사장의 정계 복귀설이 거론되는 이유다.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오마이뉴스 의뢰로 조사해 지난 3월 5일 공개한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에서 유 이사장은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에 이어 2위에 이름을 올렸다.
유 이사장은 지난달 23일 서울 마포구 신수로 노무현재단에서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0주기 준비 기자간담회를 갖고 “직업으로서의 정치를 완전히 떠났다”고 선언적으로 밝혔다.
지난 18일 양정철 민주연구원장과의 토크콘서트에서 “원래 중이 자기 머리카락은 못 깎는다”고 말해 정계복귀설에 불을 지피자 “내가 무대에서 재치 있게 답한다는 것이 그렇게 됐다”고 해명하기도 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