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자이언츠가 속절없이 무너지고 있다. 5연패다. 문제는 해답조차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롯데 양상문 감독은 지난 21일 이승헌(21)을 선발 투수로 내세웠다. 1군 출전 경력이 없던 신예였다. 선발진의 구멍을 메우기 위한 고육책이라곤 하지만, 무의미한 또 한 번의 실험에 불과했다.
이승헌은 KIA 타이거즈와의 21일 경기 1회초 2구 만에 1번 타자 이창진을 유격수 땅볼로 잡아내며 산뜻한 출발을 하는 듯했다. 그러나 박찬호에게 3루타, 프레스턴 터커에겐 스트레이트 볼넷을 내줬다. 최형우에게도 1S3B 상황까지 몰린 뒤 결국 2타점 2루타를 허용했다. 유민상의 2루타까지 터지면서 순식간에 3점을 내줬다.
2회초에도 첫 타자였던 김선빈에게 볼넷을 내줬다. 다행히 이창진을 병살타로 잡아내고, 박찬호를 3루수 땅볼로 잡아내며 한숨을 돌렸다. 그러나 3회 들어 연속 5안타와 몸에 맞는 공을 내준 뒤 마운드에서 내려와야 했다.
이승헌의 공식 기록은 2이닝 7실점, 평균자책점 31.50이었다. 볼넷 3개와 몸에 맞는 공 1개였다. 채태인의 홈런 등으로 어렵게 6-7까지 따라갔지만, 불펜투수 진명호와 서준원, 고효준이 차례로 실점을 내주며 5연패의 늪으로 빠져들었다. 롯데가 내준 공식 사사구는 6개였다.
지난 18일 키움 히어로즈와의 경기와 엇비슷했다. 그날 마운드에 오른 이는 최하늘(20)이었다. 역시 1군에서 두번째이자 첫 선발 등판이었다. 1회말 첫 아웃카운트를 잡아낸 뒤 안타와 볼넷, 몸에 맞는 공을 잇따라 내줬다. 그리고 만루홈런을 허용했다. 롯데는 따라갈 기력이 없었다. 1대 13의 참패였다. ‘1+1’로 대변되는 5선발 실험에 신예 투입마저 실패다. 양 감독의 투수 실험에 멍들어가는 롯데의 현주소다.
롯데의 팀 평균자책점은 6.14로 유일하게 6점대를 기록하고 있다. 선발진의 평균자책점은 5.87로 9위, 불펜진은 6.47로 최하위다. 롯데는 48경기에서 314실점을 했다. 232득점을 올렸다. 경기당 6.5점을 내주고 4.8득점을 올리는 구조다.
510개의 피안타로 최다 1위, 52개의 피홈런으로 최다 1위, 230개의 볼넷으로 최다 1위, 314점으로 최다 실점, 이닝당 출루허용률(WHIP)은 1.75로 가장 높다. 피안타율 0.297로 1위, 희생번트 18개로 최다 1위다.
이를 통해 형성된 성적은 17승 31패, 승률 0.354다. 꼴찌 KIA 타이거즈와 반 게임차다. 꼴찌로 추락한다고 해도 이상하지 않을 롯데의 현실이다. 이대로 간다면 올 시즌은 포기해야 하는 상황까지 몰릴 수 있다. 이제는 최후의 선택을 해야할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