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미국 화물선 압류 불법…즉각 반환하라”

입력 2019-05-22 00:12
김성 유엔주재 북한대사가 지난해 7월 미국 뉴욕 컬럼비아대학에서 열린 '2018 국제 평화포럼 :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 만찬행사에서 건배사를 하고 있다. 뉴시스

북한이 유엔본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최근 미국이 압류한 북한 화물선 ‘와이즈 어니스트(Wise Honest)호’를 즉각 반환하라고 요구했다. 북한이 기자회견을 자청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김성 유엔주재 북한대사는 21일 미국 뉴욕 유엔본부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미국이 미국법을 근거로 와이즈 어니스트호를 미국령 사모아로 견인해간 행위는 국제법 위반”이라고 주장했다. 또 그는 “미국은 바로 (와이즈 어니스 트호를) 반환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대사는 와이즈 어니스트호가 북한의 주권기관이며 보편적인 국제법적 원칙에 따라 어떤 상황에서도 다른 국가 사법권의 대상으로 될 수 없다는 논리를 폈다.

미국 정부는 지난 9일 와이즈 어니스트호를 압류했다. 이어 미 법무부는 이 선박 몰수를 위해 뉴욕 맨해튼 연방지방법원에 민사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미국이 대북 제재 위반 혐의로 북한 화물선에 대한 압류·몰수 절차에 들어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북한 외무성은 앞서 지난 14일에도 미국의 압류 조치가 6·12 싱가포르 공동성명의 기본정신을 부정하는 것이라고 반발했다. 이어 김 대사도 안토니우 구테레쉬 유엔 사무총장 앞으로 규탄서한을 보냈다. 그는 서한에서 “(미국의 압류는) 불법무도한 강탈행위”라며 “미국의 날강도적 행위로 인해 조선반도에 미칠 후과에 대한 세계적 우려가 커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와이즈 어니스트호는 북한과 시에라리온 국적으로 이중 등록하고 북한산 석탄 2만5000t을 운송하다가 지난해 4월 인도네시아 당국에 억류됐다. 미국 정부는 이 선박을 넘겨받아 11일 미국령 사모아에 예인했다.

이택현 기자 alle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