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가 탈원전 정책과 미세먼지 증가의 연관성을 두고 연일 진실공방을 벌이고 있다. 특히 여야 대표까지 설전에 가세하면서 서로를 향해 ‘가짜뉴스’라고 비난의 수위를 높여가고 있다.
시작은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사진)가 지난 17일 반기문 대통령 직속 미세먼지 문제 해결을 위한 국가기후환경회의 위원장 접견 자리에서 “미세먼지의 국내 요인 중 아주 큰 부분이 탈원전이라 본다”고 말한 것이었다. 황 대표는 “원전을 가동하지 않고 석탄을 태우는 화력발전소 가동을 높이니 미세먼지가 많이 발생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20일 최고위원회의에서 황 대표 발언을 거론하며 “전혀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이 대표는 “원전 이용률은 올해 1분기에 75.8%까지 오히려 늘어났다. 작년보다 3~4% 정도 늘어나고 있고, 석탄 발전량은 오히려 10% 줄어들고 있다”며 “잘못된 사실로 국민을 호도하는 일이 다시는 없길 바란다”고 비난했다.
민주당 에너지특위 간사인 전현희 의원도 21일 원내대책회의에서 황 대표 발언을 언급하며 “한마디로 팩트에 부합하지 않는 가짜뉴스”라고 비난 수위를 높였다. 전 의원은 “탈원전으로 석탄 발전을 가동해 미세먼지가 생겼다는 주장도 억지다. 석탄 발전이 증가한 원인은 보수 정권에서 석탄 발전을 늘렸기 때문”이라고 화살표를 돌렸다.
이에 대해 한국당 미세먼지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는 성일종 의원은 “2016년 말 16만GWh에 달하던 원전 발전량이 탈원전정책 이후 2018년 말에는 13만GWh로 줄었고, 2016년 30.0%였던 발전 점유율도 2018년 23.4%로 떨어졌다”며 “(황 대표는) 발전량 부족분을 석탄 및 LNG 등 화석연료 발전량으로 충당했기 때문에 더 줄일 수 있었던 미세먼지 발생량이 늘었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성 의원은 이어 이 대표가 언급한 석탄발전량 감소에 대해서도 “올해 초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 등으로 석탄화력발전소 가동을 일시 중단했기 때문”이라며 “이 대표가 유리한 자료만 인용해 야당 대표의 고언을 마치 가짜뉴스 인냥 국민들을 호도하고 있다.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종선 기자 rememb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