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호선 노무현재단 이사가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0주기를 이틀 앞두고 “참여정부가 과도적인 평화체제였다면, 현 문재인정부에게는 항구적인 평화체제로 전환할 수 있는 기회가 와 있다”고 말했다. 한반도 평화 측면에서 ‘노무현 정신’이 현 시점에서 상당 부분 실현됐다고 평가한 것이다.
천 이사는 21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김대중 전 대통령은 ‘통일’에 방점을 뒀다면, 노 전 대통령은 수단도 목적도 ‘평화’여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며 “문 정부도 그 정신을 큰 흐름에서 이어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노 전 대통령은 재임 시절 “대북정책의 핵심은 한반도의 평화와 안전”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또 천 이사는 국민통합의 측면에서도 노무현 정신이 실현됐다고 평가했다. 그는 “지역주의는 예전보다 상당히 극복됐다”며 “최근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으로 지정된 선거제 개혁도 당시 문제의식이 계속 살아와서 (결실을 맺게) 된 것이라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현 상황에서 돌이켜봐야 할 노무현 정신으로 ‘겸손한 권력’을 꼽았다. 천 이사는 “노 전 대통령은 ‘낮은 사람, 겸손한 권력, 강한 나라’를 추구했다”고 말했다. 이어 “노 전 대통령의 겸손함은 단순히 캐릭터가 아니라 권력에 대한 태도와 철학의 문제”라며 “지금 정치권에서 ‘겸손한 권력’이 (무엇인지) 중요한 메시지로 작용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천 이사는 노무현 대통령 청와대에서 국정상황실장, 대변인, 홍보수석비서관 등 요직을 두루 역임했다.
신재희 기자 jsh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