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억대 부정 대출한 건어물판매상·금융기관 직원 등 덜미

입력 2019-05-21 17:20 수정 2019-05-21 20:02

건어물을 높은 시세로 감정평가 한 뒤 금융기관 담보로 제공하고 수십차례에 걸쳐 100억원대의 대출을 받은 50대 건어물판매상과 금융기관 직원, 대출을 공모한 일당 등이 경찰에 무더기로 적발됐다.

전남 구례경찰서는 21일 건어물도소매업을 운영하면서 다른 판매상들의 건어물을 허위 감정평가를 해주고 부정 대출을 받도록 알선한 혐의(특경법상 사기·횡령)로 김모(57)씨를 구속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김씨가 허위 감정평가로 대출을 받도록 명의를 빌려준 판매업자 6명도 사기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구례군의 금융기관 관계자 4명은 업무상 배임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 조사 결과 김씨는 2015년 7월부터 2017년 3월까지 가짜 감정평가사 역할을 하면서 자신의 공장에서 생산된 김과 멸치 등을 시세의 3배 가격으로 평가해 총 69차례에 걸쳐 금융기관으로 부터 119억원을 대출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김씨는 동일인 한도 초과 대출을 피하기 위해 평소 알고 지내던 판매업자 6명과 짜고 각각의 명의를 빌려서 대출을 받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김씨는 대출액 119억원은 자신의 사업 자금으로 사용했으며, 자신이 보유하고 있던 담보물도 금융기관 몰래 60억원 상당에 처분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금융기관 관계자 중 1명은 김씨로부터 700만원 상당의 금품을 받고 대가성 대출을 해준 혐의를 받고 있다. 다른 3명은 김씨가 담보물을 처분한 뒤에도 수개월 동안 창고 조사 등을 하지 않아 은행 손실을 방치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김씨가 사업을 확장하기 위한 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가짜 감정평가사 역할을 하면서 대출받으려 한 것으로 보고 추가 범행이 있는지 등에 대해서도 수사하고 있다.

구례=김영균 기자 ykk22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