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 여성 수만명, 중국에서 성적 착취·인권 유린”

입력 2019-05-21 15:41
게티이미지뱅크

중국 내 수만 명의 탈북 여성이 성적 착취와 인권유린을 당한다는 민간 보고서가 발표됐다.

영국에서 활동하는 북한 인권단체 ‘코리아 퓨쳐 이니셔티브(Korea Future Initiative)’는 20일(현지시간) ‘성노예: 중국에 있는 북한 여성과 소녀들의 성매매, 사이버 섹스, 그리고 강요된 결혼(Sex Slaves: The Prostitution, Cybersex & Forced Marriage of North Korean Women & Girls in China)’이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는 지난 2년간 중국과 한국에 거주하는 탈북 여성 인신매매 피해자 45명과 연구자, 중국인, 사회단체 관계자 등을 면담한 결과를 토대로 작성됐다. 보고서는 영국 하원에도 제출됐다.

Korea Future Initiative 보고서

보고서에 따르면 탈북 여성의 지하 성매매 시장 규모는 연간 1억500만 달러(약 1255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성매매 피해자들은 30위안(약5100원)에 매춘을 강요당하기도 하며, 강제 결혼의 경우 1000위안(약 17만원)에 팔려가기도 한다. 보고서는 또한 성매매에 동원되는 탈북 여성들의 나이가 12살에서 29살까지 다양하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최근 사이버 섹스 산업의 수요가 커지면서 탈북 여성들이 카메라 앞에서 성행위를 하도록 강요받는다고도 전했다. 여기에는 9살 소녀도 동원됐다고 한다. 또 이를 보기 위한 사이트의 가입자 상당수가 한국 남성으로 추정된다고 주장했다.

이어 보고서는 최근 중국 내에서 성매매 산업이 커지면서 탈북 여성들은 물론 북한에서 직접 인신매매를 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고 전했다. 이 여성들은 1년 안에 한 번 이상 팔리고 한 가지 이상의 성 착취에 시달린다고도 지적했다.

보고서 저자인 윤희순 연구원은 “북한은 물론 중국 정부도 탈북민들에 대한 정책을 바꿀 징후가 없다”며 “탈북민들과 함께 국제사법재판소(ICJ)에 제소해 국제협약 의무를 위반한 중국을 제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한국 정부에 북한 인권에 대한 침묵 정책을 재고할 것을 촉구했다.

강태현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