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림동 여경’에게 민갑룡 경찰청장이 한 말

입력 2019-05-21 15:17 수정 2019-05-22 09:29
경찰관 2명이 지난 13일 서울 구로동의 한 술집 앞에서 취객을 제압하고 있다(오른쪽 사진). 이 순간을 촬영한 영상이 이틀 뒤 인터넷으로 유포돼 경찰의 대응력 논란을 불러왔다. 왼쪽 사진은 민갑룡 경찰청장. 국민일보 DB

민갑룡 경찰청장이 여경 논란에 대해 “대처를 잘했다”고 말했다. 영상 속 경찰관은 비난 여론에 충격을 받아 휴가를 냈다. 민 청장은 “용기를 잃지 말고 빠르게 현장으로 복귀하길 바란다”고 응원했다.

민 청장은 21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서 출입기자단과 간담회를 갖고 “영상을 봤다. 형성된 여론을 보고 마음이 착잡했다”며 “현장의 대응은 남경·여경 할 것 없이, 나무랄 데도 없이 침착했다”고 평가했다.

민 청장은 영상 속 취객의 모욕적인 언사와 물리적인 공격, 이에 대한 경찰관들의 대응을 세세하게 기억했다. 그는 “술이나 약물에 취한 사람은 이성적인 자제력이 없어 적절하게 조치하기 어렵다. 경찰관은 이런 상황에서 침착하고 적법하게 행동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여경은 물러선 것이 아니라 제압하는 조치를 해나갔다. 침착하고 지적인 대응에 모든 경찰을 대표해 감사하고 싶은 마음”이라며 “여경이 심신의 충격을 받고 휴가를 갔다고 한다. 힘을 내고, 용기를 잃지 말고, 빠르게 현장으로 복귀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사건은 지난 13일 서울 구로동의 한 술집 앞 노상에서 발생했다. 경찰관 2명은 취객 2명을 현행범으로 체포했다. 이 과정에서 취객의 난동보다 경찰관의 대응력이 논란에 휩싸였다. 취객 제압 과정을 촬영한 영상이 지난 15일 인터넷에 공개되면서다. 이 사건은 구로동 인근에서 발생한 것으로 혼동돼 ‘대림동 여경’ 사건으로도 알려져 있다.

논란은 ‘여성 경찰관이 파트너인 남성 경찰관에게 가해진 다른 취객의 공격을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는 식으로 전개됐다. 하지만 영상을 보면, 여성 경찰관은 동료를 공격한 취객을 바닥에 눕혀 제압했고 주변의 시민에게 협조를 구했다. 취객 2명은 모두 붙잡혀 공무집행방해·업무방해 등의 혐의로 지난 17일 구속됐다. 경찰은 지난 20일 사건을 검찰로 넘겼다.

민 청장은 이번 사건에서 돌출된 경찰의 체력 기준 강화 요구에 대한 입장도 밝혔다. 그는 “경찰 채용에서 (체력 기준을) 상향해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체력 검정 수준을 선진국 수준에 맞게 높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경찰 업무수행에 적절한 체력적 기준을 갖추면서도 시민보다 우월감을 갖는 식의 기준이 설정돼서는 안 된다. 체력만 기준으로 삼으면 운동선수가 아닌 이상 어려울 것”이라며 “적절한 조화의 방법을 찾겠다”고 덧붙였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