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21일 현재 도루 1위는 삼성 라이온즈 김상수로 12개다. 그런데 김상수는 지난 10일 롯데 자이언츠와의 경기에서 도루 2개를 추가한 이후 도루 실적을 쌓지 못하고 있다. 열흘 이상 개점휴업 상태인 셈이다.
SK 와이번스 고종욱도 사정은 엇비슷하다. 도루 11개로 2위이지만, 지난 12일 KIA 타이거즈전 이후 도루 추가가 없다. 이날까지 유이하게 두자릿수 도루를 기록한 선수들이다.
삼성은 46경기를 치렀다. 김상수의 페이스를 고려하면 38개 정도 가능하다는 계산이 나온다. 고종욱의 경우 34개 페이스다. 지난해 도루왕을 차지했던 삼성 박해민의 36개와 비슷한 속도다. 36개는 역대 도루왕 가운데 가장 적은 개수다. 아니 최근 들어 도루를 추가하지 않고 있는 상황을 감안하면 이보다 더 줄어들 수 있다. 역대 최저 개수의 도루왕이 탄생할 수 있다는 의미다. 해태 타이거즈 소속이던 이종범이 1994년 기록한 84개와는 차이가 크다.
이런 추세는 이미 가속도가 붙은 상태다. 박해민은 4년 연속 도루왕을 차지했지만 도루 개수는 해마다 줄었다. 2015년 60개를 정점으로, 2016년 52개, 2017년 40개, 그리고 지난해 36개였다. 김상수는 2014년 도루왕으로 53개의 도루를 성공한 바 있다.
10개 구단 선수들이 올해 성공한 도루는 313개다. 235경기 동안의 기록이다. 전체 720경기로 환산하면 959개 정도의 도루가 가능하다. 지난해 928개와 엇비슷한 결과가 나올 전망이다. 2017년 1000도루 시대가 붕괴된 이후 도루 감소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팀당 144게임 체제로 전환된 2015년 1202개의 도루와 비교하면 차이가 너무 난다.
물론 도루는 부상 위험이 크기에 각 구단에서도 자제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그러나 긴박한 상황에서 한 점을 짜내야 하는 경우 반드시 필요한 공격 수단이다. 현재 2위를 달리고 있는 SK의 팀도루는 40개나 된다. 반면 9위에 머물러 있는 롯데의 도루 개수는 16개밖에 되지 않는다. 꼴찌 KIA 타이거즈도 24개로 8위다.
희생번트를 통해 주자를 2루에 보내기보다는 아웃카운트를 늘리지 않고 도루를 이용해 주자를 득점권에 진출시킨다면 대량 득점이 가능하다. 새로운 돌파구로 도루를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