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내년 최저임금 인상률 3~4% 사실 무근”

입력 2019-05-21 13:58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7월 26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 인근 식당에서 퇴근길 국민과 대화의 일환으로 시민들을 만나고 있다. 이 자리에서 자영업자의 현장 목소리를 들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청와대가 2020년 최저임금 인상률 적정 수준을 3~4%로 판단하고 있다는 언론 보도에 대해 공식 부인했다.

고민정 대변인은 21일 춘추관 브리핑에서 “최저임금 인상률 적정 수준을 3~4%로 판단한다는 보도가 청와대 관계자의 말로 인용됐지만 사실이 아니다”라며 “청와대에서 이와 관련해 어떤 것도 결정하지 않았다. 최저임금은 최저임금위원회에서 결정할 사안”이라고 밝혔다.

한국일보는 이날 1면 머리기사로 “청와대가 물가상승률·경제성장률 등을 고려해 내년 최저임금 인상률의 적정 수준을 3~4%로 보고 있다”고 보도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의 발언이 인용됐다.

올해 최저임금은 8350원으로, 보도 내용대로 3~4% 인상률을 적용하면 내년 최저임금은 최대 8684원이 된다. ‘2020년 1만원’ 대선 공약에는 1316원 못 미치는 금액이다. 최저임금은 2018년 16.4%, 올해 10.9%씩 인상됐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미 지난해 “2020년까지 최저임금 1만원 목표는 사실상 어려워졌다”며 대선 공약 파기에 대해 사과한 바 있다. 이 때문에 최저임금 속도조절론은 안팎에서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져왔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의 발언이 결정된 가이드라인이라기보다는 고용노동부 산하 최저임금위원회 공익위원 선임을 앞두고 ‘최저임금 인상의 속도를 조절하라’는 취지의 공개 메시지라는 시각도 있다.

문 대통령은 지난 19일 KBS와 대담에서도 최저임금 속도조절론을 언급했다. 문 대통령은 “(최저임금이) 2년간 꽤 가파르게 인상됐다. 긍정적인 측면도 많지만 부담을 주는 부분도 적지 않다”며 “최저임금위원회가 이를 감안해 적정선으로 판단하지 않을까 하고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