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태경, 손학규 겨냥 “철판 깔고 말년 독재한다”

입력 2019-05-21 09:51
하태경 바른미래당 최고위원이 손학규 같은 당 대표를 겨냥해 “철판 깔고 말년 독재하고 있다”고 맹비난했다. 하 최고위원은 또 손학규계가 유승민계 축출을 위해 민주평화당 의원들을 영입하려고 했다는 폭로를 거론하면서 이를 심각한 해당행위로 판단해 수사의뢰할 것이라고 밝혔다.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오른쪽)와 하태경 최고위원. 국민일보DB

하 최고위원은 21일 오전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당내 갈등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전했다.

하 최고위원은 손 대표가 대표 자리에 욕심을 내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후배 정치인으로서 이해가 안 되는 게 손 대표는 국회의원도 대선출마도 생각이 없다. 한마디로 정치에 생각이 없다고 한다”면서 “그런데 왜 그렇게 대표 자리에 욕심이 큰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어 “손 대표는 미래당이 자유한국당과 통합되는 길을 열어줄 수 없다고는 하지만 우리는 이미 보수대통합 안 한다고 약속했다”고 주장했다.

하태경 최고위원. 유튜브 캡처

하 최고위원은 또 박지원 평화당 의원이 지난 16일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손 대표가 우리 당 의원 몇 명을 접촉해 바른미래당으로 와라. 유승민을 몰아내자는 식의 이야기를 했다’고 폭로한 것을 언급하면서 “폭로 내용이 사실이라면 손 대표가 친위쿠데타를 연 것으로 굉장히 심각한 해당행위”라면서 “수사의뢰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 폭로 전에도 당내에서 비슷한 제안을 받은 적이 있다고 설명했다.

하 최고위원은 “3주전쯤 손 대표 측근이 우리쪽에게 ‘평화당 14명 의원 중 5명만 빼고 9명 정도 우리당으로 받는 것에 동의해주면 어떠냐’는 제안을 한 적이 있다”면서 “그 때에는 비현실적이라고 생각했다. 다만 빠지는 5명에는 박(지원)-정(동영)-천(정배)는 꼭 넣어달라고 했다”고 말했다. 이어 “박지원 의원이 빠지는 5명 중에 자신이 들어갔다는 걸 확인하고 폭로한 게 아닌가 한다”면서 “평화당을 끌어들여 유승민을 축출한다는 것은 3류 정치 협잡꾼이나 하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김어준 딴지일보 총수는 이에 대해 “손학규계가 유승민계를 쫓아내는 거랑 유승민계가 손학규계를 쫓아내는 거랑 뭐가 다른가”라고 묻자 하 최고위원은 “우리는 공개적으로 투명하게 하는 것이고 쟤네(손학규계)는 비밀 음모 협잡 수준”이라고 비판했다.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바른미래당 제98차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 하고 있다. 김지훈 기자

하 최고위원은 이어 “손 대표 퇴진은 이미 당론수준으로 의원 3분의 2가 찬성하는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손 대표가 철판 깔고 끝까지 버티면 말년 독재하는 것이다. 비록 절차상으로는 대표를 끌어낼 수는 없지만 우리 나름대로는 작전을 벌이고 있다”고 소개했다.

김 총수가 “그것도 비밀 쿠데타 아닌가”라고 되묻자 하 최고위원은 “외부 힘을 이용하는 것이니 쿠데타가 아니다. 당헌 당규에 의거해 손 대표가 끝날 때까지 작전 벌일 것”이라면서 “손 대표는 자진사퇴만이 명예를 지키는 일”이라고 말했다.

김상기 기자 kitti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