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자금 빚 갚아주겠다” 흑인 억만장자의 ‘깜짝 축사’

입력 2019-05-20 15:22 수정 2019-05-20 15:36
미국 억만장자 로버트 스미스가 19일(현지시간) 조지아주 애틀랜타 소재 모어하우스 컬리지 졸업식 축사 중 졸업생들의 학자금 대출금 전액을 자신이 갚아주겠다고 약속하고 있다. AP뉴시스

미국의 한 억만장자가 대학 졸업식 축사 연설 중 “졸업생 여러분들의 학자금 융자를 내가 대신 갚아주겠다”고 선언해 졸업생들을 기쁘게 만들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사모펀드 최고경영자(CEO) 로버트 F 스미스(56)가 19일(현지시간) 조지아주 애틀랜타에 있는 모어하우스 대학의 졸업식 연사로 참석해 이날 졸업하는 학생들의 학자금 대출금을 모두 갚아주겠다고 약속했다.

스미스는 이날 축사에서 “혜택을 받은 이들이 앞으로 사회에 되갚기를 기대한다”며 “나는 여러분이 선행을 이어나갈 것을 믿는다. 우리 모두에게 아메리칸 드림의 기회가 있다는 점을 확신한다”고 말했다. 졸업생 중 학자금 대출을 한 학생은 약 400명으로, 이들이 빌린 학자금은 4000만 달러(약 478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학교 측은 구체적인 액수는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미국 억만장자 로버트 스미스가 19일(현지시간) 조지아주 애틀랜타 소재 모어하우스 컬리지 졸업식 축사 중 졸업생들의 학자금 대출금 전액을 자신이 갚아주겠다고 약속하자 졸업생들이 환호하고 있다. AP뉴시스

스미스는 텍사스 오스틴에 있는 사모펀드 회사 ‘비스타 에쿼티 파트너스’의 CEO로 미국 흑인 사업가 중 손꼽히는 부호이다. 스미스의 개인 재산은 50억 달러(약 6조원)로 추정된다. 그는 2015년 포브스가 선정한 아프리카계 미국인 중 최고의 부자에 오르기도 했다. 2017년 스미스는 자신의 재산 대부분을 사회에 환원하는 기부서약에 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모어하우스 대학은 스미스의 모교가 아니다. 그러나 스미스는 이 대학이 흑인 인재를 다수 배출한 유서 깊은 대학이라는 점에서 기부를 결심한 것으로 보인다. 모어하우스 대학은 1867년 개교한 이래 마틴 루서 킹 주니어와 영화배우 새뮤얼 잭슨, 영화감독 스파이크 리 등의 유명인사를 배출했다. 스미스는 올해 초에도 이 학교에 150만 달러(약 18억원)의 장학금을 기부한 적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스미스는 이날 학교에서 명예학위를 받았다.

모어하우스 대학의 총장 데이비드 토마스는 WSJ과의 인터뷰에서 “스미스가 연단에서 빚을 갚아주겠다고 말하기 전까지 아무도 그 사실을 알지 못했다”며 “빚을 갚아야 하는 의무가 있으면 학생들이 세상에 나가서 할 수 있는 일에 대한 선택지는 줄어든다. 스미스의 선물은 그들이 꿈과 열정을 따를 수 있는 자유를 줬다”고 말했다.

강문정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