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대통령, 국회에 여섯번째 촉구…“추경·민생입법 통과시켜 달라”

입력 2019-05-20 15:10

문재인 대통령은 20일 “국회도 함께 걱정하는 마음으로 추가경정예산안(추경)이 실기하지 않고 제때 효과를 낼 수 있도록 조속한 추경안의 심의와 처리를 요청 드린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한달 새 여섯 번이나 국회에 민생입법안 처리를 요구하며 강경발언을 이어가고 있다. 국민 체감형 경제성과를 거두기 위해 국회의 협조가 필수적이라는 판단에서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수석보좌관회의를 주재하고 “정부의 추경안이 국회에 제출된 지 한 달이 다가오도록 심의가 이뤄지지 않고 있어서 매우 안타깝다”며 “국회 파행이 장기화되면서 정부의 시정연설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의 재정투자와 정책지원이 산업 초창기에 미래산업을 이끄는데 큰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이번 추경은 미세먼지와 강원도 산불, 포항지진 등 재해대책 예산과 경기 대응 예산, 두 가지로 구성되어 있다”며 “어느 것 하나 시급하지 않은 것이 없다”고 설명했다. 재해대책 예산의 시급성은 정치권도 공감하고 있다. 경기 대응 예산도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한 1분기 수치를 회복하기 위해 절실하다는 것이 문 대통령의 주장이다.

문 대통령은 추경 규모가 적다는 점도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국제통화기금(IMF)은 우리에게 재정 여력이 있음을 이유로 9조 원의 추경을 권고한 바 있다. 다만 정부의 추경안은 그보다 훨씬 적다”며 “세계적인 경제 여건의 악화에 대응하는 차원에서도 우리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한 정부의 노력에 국회가 힘을 더해 주시기를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앞서 정부는 지난달 6조7000억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안을 국회에 제출한 바 있다.

문 대통령이 추경과 민생법안 통과를 국회에 촉구한 것은 이번이 여섯번째다. 문 대통령은 지난달 29일 수보회의와 30일 국무회의, 지난 13일 수보회의와 14일 국무회의, 16일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 모두발언 등을 통해 국회에 법안 처리를 당부했다.

한편 문 대통령은 3대 미래 먹거리 중 하나인 바이오헬스 산업 육성도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우리나라의 능력과 수준을 정작 우리 자신이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바이오헬스 산업 분야의 경쟁력도 그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한국은 지난해 제약 분야에서 바이오시밀러 세계 시장의 3분의 2를 점유했다. 또 세계 2위의 바이오의약품 생산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신약 기술 수출액은 5조4000억 원으로 전년 대비 4배 증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문 대통령은 “의료기기 분야에서도 한국은 산부인과용 초음파 영상진단기기 세계 1위, 치과 임플란트 세계 5위 등의 세계적 기술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다”며 “바이오헬스 산업의 기반에서도 세계 최고 수준의 ICT 기반, 의료시스템과 데이터 등 양질의 인프라를 갖추고 있다”고 자평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14일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일곱 번째로 EU 화이트리스트에 등재된 사실도 언급했다. EU에 의약품을 수출할 때, 제조․품질 관리기준 서면 확인서를 제출하지 않아도 되는 나라로 선정된 것이다. 문 대통령은 “우리의 원료의약품 제조, 관리 수준과 품질을 세계적으로 인정받게 됨으로써 국산 의약품의 수출 확대와 관련 산업의 성장에 큰 도움이 될 수 있게 됐다”고 평가했다.

문 대통령은 “아직 부족한 부분이 많지만 우리 정부가 바이오헬스 산업을 신성장동력으로 삼은 것은 충분한 근거가 있다”며 “곧 발표하게 될 바이오헬스 산업 혁신전략을 관계 장관회의 등을 거쳐서 잘 준비해 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정부는 조만간 바이오헬스 육성 전략을 발표할 것으로 전해졌다.

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