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지현 상무, 7월 사퇴…인플루언서 역할” 남편 박준성 기자회견

입력 2019-05-20 15:05
'곰팡이 호박즙' '명품 카피' '고객 대응 미흡' 등으로 잇따른 논란이 됐던 쇼핑몰 '임블리'의 모회사인 부건에프엔씨 박준성 대표가 20일 오전 서울 금천구 본사에서 화장품·호박즙 제품 안전성과 향후 대책에 대한 공식입장을 밝히고 있다. 뉴시스

‘곰팡이 호박즙’ 사태로 위기를 맞은 쇼핑몰 ‘임블리’ 운영사인 부건에프엔씨의 박준성 대표가 전문경영인 체제를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임블리의 경영과 모델을 맡아온 임지현 상무는 보직을 내려놓는다.

박 대표는 20일 서울 금천구 본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호박즙 등 임블리 제품들에 대한 안전성 검사 결과와 향후 대책을 발표했다. 부건에프엔씨는 우선 임블리의 식품 부문 사업을 전면 중단하고 패션·뷰티 사업에 역량을 집중하기로 했다. 또, 전문 경영인 체제를 도입할 계획이다. 임 상무는 7월 1일자로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다.

박 대표는 “외부 컨설팅 기관의 경영 진단 결과를 토대로 기업 체질 개선 방안과 중장기 사업 계획을 수립할 것”이라며 “단기간 급성장한 스타트업으로서 고객 눈높이와 기대에 부응하기에 역량이 많이 부족했음을 인정한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고객 관리 시스템 개선, 패션 부문 디자인 크리에이티브 강화, 자체 생산 라인 확대를 통한 품질 향상, 화장품 부문 연구개발(R&D) 투자 확대 등을 시급히 진행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임 상무는 고객에 대한 책임을 다하기 위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다”면서도 “고객과 소통하는 본연의 자리로 돌아가 임블리의 인플루언서로서 더욱 진솔하게 고객과 소통하고 신뢰 회복에 전력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 구체적인 역할을 설명해달라는 취재진 질문에는 “아직 명확하게 정해진 건 없다”며 즉답을 피했다. 임 상무는 다음 달부터 소비자 의견을 직접 듣고 설명하는 소비자 간담회를 정기적으로 열 예정이다.

부건에프엔씨 측은 곰팡이 호박즙 사태가 불거진 후 화장품 51개 품목에 대한 안전성을 검증했다며 “전 제품에 이상이 없었다”고 주장했다. 중금속, 곰팡이 원인균 등이 검출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논란을 촉발한 호박즙에서도 품질 이상은 발견되지 않았다며 “보건소, 외부 검사기관에 의뢰한 조사에서 제품에 문제가 없다는 결정이 나왔다”고 설명했다.

부건에프엔씨는 지난해 4월부터 올해 4월까지 판매된 호박즙 8만7627개 박스에 대해 전액 환불을 결정하고 이미 22억8000만원 상당을 환불 조처한 상태다. 박 대표는 이와 관련해 “이는 소비자의 불만을 해소하기 위한 적극적인 조치였을 뿐”이라며 안전성에는 문제가 없었음을 강조했다.

임블리 제품에 대한 각종 의혹을 게시하고 있는 인스타그램 계정 운영자에 대해 방해금지 가처분신청서를 낸 것과 관련해서는 “의혹과 루머가 지속해서 생산되고 유포돼 마치 사실처럼 인식되는 심각한 상황에 이르렀다. 고객 불안과 혼란을 해소하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였다”고 설명했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