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코비치 꺾고 ‘클레이코트 황제’로 돌아온 나달

입력 2019-05-20 14:51
라파엘 나달이 20일(한국시간) 끝난 이탈리아 인터내셔널 단식 결승에서 우승을 차지한 후 샴페인을 터뜨리고 있다.AP뉴시스

라파엘 나달(33)이 ‘클레이코트의 황제’로 돌아왔다.

나달은 20일(한국시간) 이탈리아 로마에서 끝난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 BNL 이탈리아 인터내셔널 단식 결승전에서 세계 1위 노박 조코비치(32)를 2대 1(6-0, 4-6, 6-1)로 꺾었다. 지난해 8월 로저스컵 이후 9개월 만의 우승이자 올 시즌 첫 승이다. 이 대회 통산 승수도 9승으로 늘렸다.
라파엘 나달(오른쪽)이 20일(한국시간) 끝난 이탈이아 인터내셔널 단식에서 우승한 후 준우승을 차지한 노박 조코비치와 나란히 서있다. AP뉴시스

지난 1월 호주오픈에서 조코비치에 무릎을 꿇었던 나달은 1세트부터 공세적으로 나왔다. 특유의 포핸드를 앞세워 1세트를 6-0으로 따냈다. 이날 이전까지 두 사람이 맞대결한 141번의 세트에서 6-0의 스코어가 나온 적은 없었다. 2세트는 조코비치가 반격에 나섰지만 3세트 역시 나달이 비교적 수월하게 가져오면서 2시간 25분의 승부를 마무리지었다.

나달은 올 시즌 클레이코트 황제라는 별칭에 어울리지 않게 부진했다. 지난주 열린 마드리드 오픈을 포함해 3개의 클레이코트 대회에 나섰으나 정상에 오르지 못했다. 마드리드 오픈 4강에서 스테파노스 치치파스에게 패한 것을 비롯해 몬테카를로 대회에서도 4강에서 물러났다. 바르셀로나 오픈에선 4강에서 도미니크 팀에 패했다. 이번 대회 우승으로 나달은 클레이코트 우승 기록을 58회로 늘렸다. 이로써 오는 26일 개막하는 프랑스 오픈 3연패 가능성도 높였다. 프랑스 오픈은 메이저 4개 대회 중 유일하게 클레이코트에서 경기를 치른다. 나달은 프랑스 오픈에서 통산 11번 우승을 차지하며 강한 모습을 보여왔다.

라파엘 나달이 20일(한국시간) 이탈리아 인터내셔널 단식 결승에서 노박 조코비치의 공을 받아치고 있다. AP뉴시스

이번 우승으로 나달은 마스터스1000 시리즈 최다승 단독 선두로도 치고 나갔다. 조코비치가 지난주 마드리드 오픈에서 우승하면서 두 사람의 마스터스1000 시리즈 우승 횟수는 33회로 같아졌으나 이날 우승으로 나달의 우승횟수는 34회로 늘어났다. 반면 조코비치는 3세트 첫 번째 게임에서 원하는 대로 경기가 풀리지 않자 라켓을 코트 바닥에 내리치는 등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다. 나달은 “조코비치를 이겼다는 것보다 우승했다는 게 더 기쁘다”며 “경기 수준이 매우 높았기 때문에 특별히 더 행복하다”고 소감을 나타냈다.

김현길 기자 h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