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전라남도 광주 Baby’…방탄소년단 제이홉 5·18 자부심 노랫말에 담아 관심 고조.

입력 2019-05-20 14:15 수정 2019-05-20 16:23

‘나 전라남도 광주 Baby’

한류열풍을 이끄는 글로벌 아이돌 그룹 방탄소년단(BTS)이 내년 5·18민주화운동 40주년 기념식에서 세계 언론의 관심을 받으며 초청공연을 하게 될까.

5·18기념재단은 20일 “5·18 40주년 기념행사에 5·18을 노랫말에 담은 방탄소년단을 초청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방탄소년단은 지난 2015년 11월 발매한 앨범 ‘화양연화 pt.2’에 수록한 ‘마 시티(Ma City)’라는 곡에서 광주 5·18을 우회적으로 언급했다.

광주 출신인 멤버 제이홉(25·본명 정호석)이 그 주인공이다.

그는 “나 전라남도 광주 베이비 내 발걸음이 산으로 간대도 무등산 정상에 매일 매일 내 삶은 뜨겁지, 남쪽의 열기 이열치열 법칙 포기란 없지, 나 KIA넣고 시동 걸어 미친 듯이 bounce 오직 춤 하나로 가수란 큰 꿈을 키워 이젠 현실에서 음악과 무대 위에 뛰어 다 봤지 열정을 담았지 내 광주 호시기다 전국 팔도는 기어 날 볼라면 시간은 7시 모여 집합 모두 다 눌러라 062-518”이라는 랩을 구사했다.

팬들은 062가 과거 시내·시외를 구분해 전화요금을 부과하던 1980년대 DDD(자동즉시·direct distance dialing) 전화접속 시절 광주의 지역번호이고, 518은 1980년 5월 광주에서 10일간 이어진 5·18민주화운동을 상징한다고 해석한다.

7시에 모이라는 가사 역시 일베 등 극우 커뮤니티와 우익단체들이 전라도를 비하할 때 지도상 위치가 7시에 있다며 ‘내고향 7시’라고 전라도와 광주를 비하하는 것을 꾸짖는 의미가 담겨 있다고 덧붙였다.

방탄소년단 멤버들은 각자 고향을 주제로 한 이 노래에서 부산(지민), 대구(슈가), 광주(제이홉), 일산(랩몬스터) 등 멤버들이 각자 어린시절을 보낸 도시를 저마다 찬양했다.

이들은 앞서 ‘팔도강산’ 등의 노래에서도 사투리랩을 통해 자신들의 고향에 대한 애정을 노래했다.

방탄소년단은 지난 달 28일 2019 광주세계수영대회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 국내외 K팝 팬 3만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슈퍼콘서트’에서 ‘Ma City’를 소개했다.

특히 제이홉은 공연 도중 ‘나 전라남도 광주 Baby’라고 말해 고향 광주에 대한 무한한 자부심을 드러내 관중들의 박수를 받았다.

광주지역 관중들은 “당당하게 광주 출신이라고 공개하는 제이홉에게 찬사를 보내고 싶다”는 반응을 보였다.

5·18기념재단은 5·18을 노랫말에 담은 ‘개념돌’ 방탄소년단 초청공연이 성사될 경우 5·18에 대한 청소년과 지구촌의 전폭적인 관심을 이끌어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실제 방탄소년탄 팬 클럽인 ‘아미’ 일부 회원과 베트남 우크라이나 등 해외 팬들은 슈퍼콘서트 직후 국립5·18민주묘지를 참배하고 헌화·분향하기도 했다.

또 5·18에 관한 사진과 영상 등을 영문판으로 제작해 팬 카페 등 인터넷에 올리는 사례가 늘어 세계적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5·18기념재단은 방탄소년단과 함께 평화와 자유를 노래한 음유시인이자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미국 가수 밥 딜런을 초청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5·18기념재단 관계자는 “5·18의 세계화를 위해 40주년 기념행사에 BTS를 초청하자는 논의를 했지만 구체적으로 확정된 것은 없다”면서도 “BTS가 5·18의 세계화에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광주=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