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정계복귀설이 솔솔 피어나고 있다. 유 이사장은 여전히 정계복귀를 부정하고 있지만 구체적 발언이 해석의 여지를 주고 있기 때문이다.
유 이사장은 지난 14일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공자님도 불리하면 독 장사를 한다는 말이 있다. 가짜 은퇴는 꼭 나쁜 일이 아니다”라며 “하고 말고는 제 마음이다. 나중에 정치하게 되면 욕하시라”고 말했다.
지난 18일 노무현 대통령 서거 10주기를 맞아 진행한 토크콘서트에서도 양정철 민주연구원장이 “벼슬을 했으면 거기에 걸맞은 헌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하자 유 이사장은 “중이 제 머리를 못 깎는다”는 속담을 인용하며 즉답을 피했다.
이 속담은 자신의 일을 직접 해결하기 어려울 때는 남의 손을 빌려야 한다는 뜻이다. 정치 복귀를 단호히 부인하던 과거 발언과는 뉘앙스가 확연히 다르다.
범여권은 유 이사장의 정계복귀를 꾸준히 요구해왔다.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은 20일 KBS1 ‘김경래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유 이사장의 대선 출마 가능성까지 꺼내 들었다.
그는 유튜브 채널 ‘유시민의 알릴레오’에 출연했던 경험을 언급하며 “제가 ‘앞으로 대통령이 되더라도 저와 단독 면담을 좀 합시다’라고 했더니 웃으면서 ‘그렇게 하겠다’고 말했다. 농담이었지만 (정치 복귀가) 상당히 진전되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며 “최근에 유 이사장이 ‘대통령에 출마하면 욕하라’고 말했고 양정철 원장에게 ‘자기 머리는 자기가 못 깎는다’고 했다. 정계에 복귀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더 나아가 유 이사장의 대선 출마설도 제기했다. 그는 “유 이사장이 대통령 후보로 나오는 것을 환영한다. 진보 개혁 세력의 정권 재창출을 위해 강하게 경선을 하면 좋은 후보가 나타날 수도 있고 상당한 흥행도 된다”고 주장했다.
반면 야권은 유 이사장의 정계 복귀 움직임을 견제하고 있다. 성일종 자유한국당 의원은 같은 날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유 이사장이 황교안 한국당 대표가 광주에 오는 걸 반대한 이유는 지지층에 존재감을 확실하게 전달하려는 의도”라며 “유 이사장은 응원단장이 아니라 감독까지 하려고 한다. 감독 하다가 안되면 선수로 뛰려고 한다. 국가적으로 통합해야 할 시점에서 유 이사장이 오히려 분열을 획책하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준규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