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창원 “남성 경찰관도 취객 제압 어려워…나도 못했다”

입력 2019-05-20 11:38

남성 주취자에 대한 여성 경찰관의 미숙한 대응을 비판하는 이른바 ‘대림동 여경 사건’이 논란인 가운데 표창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무술 유단자인 남성 경찰관도 취객 한 분을 혼자 제압하기는 어렵다”며 인터넷에서 번지는 여경 무용론을 비판했다.

표 의원은 20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저도 태권도 2단, 합기도 2단에 육체적으로 밀릴 게 없는 사람이었지만 취객 한 명을 제대로 제압해 본 적은 없다”고 전했다.

취객은 몸을 잘 가눌 수 없어 더 제압이 쉽지 않느냐는 질문에 표 의원은 “정상적인 상태보다 저항을 더 많이 하기 때문에 취객을 제압하는 게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또 “취객을 제압하는 과정에서 취객을 다치지 않게 하는 것도 중요하다”며 “단지 여경이 취객을 완전히 제압하지 못했다는 것만 두고 해당 경찰관에 대한 자격 유무라든지 여성 경찰관 전체의 무용론을 펼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주변 시민에게 도움을 청한 것에 대해서는 “위급할 때는 당연히 가능한 일이다. 여의치 않은 상황에서는 시민분께 안전 확보를 위한 구호 요청을 할 수도 있다”며 “며 “이를 비판하는 건 현장을 잘 모르는 분들이 할 수 있는 말”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번 사건의 상황은 근처에 있던 교통경찰관이 합류하면서 경찰관들에 의해 상황이 모두 제압되고 정리가 된 상황 중 여경이 ‘남자분’이라고 외친 것 아니냐”며 “여경은 당시 무릎으로 상대 주취자를 제압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당시 경찰은 추가 난동이나 위해를 방지하기 위해 수갑을 채워 거동에 대한 제한을 해야 했는데, 여경은 무릎으로 상체를 제압하고 손으로 팔을 잡고 있는 상태였다. 이때 시민분이 제지를 도와준다면 수갑 사용이 용이하다고 판단한 것 같다”고 말했다.

표창원 더불어민주당 의원. 뉴시스

‘여경 무용론’에 대해서도 표 의원은 “현재 경찰의 흐름에 역행하는 말 같다”며 “경찰 업무 중 육체적인 물리력이 사용되는 업무는 30% 미만이며 사실상 소통이 70%”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피해자, 민원의 말씀을 듣고 피해 상황과 갈등을 조정, 중재하는 것이 주된 업무”라며 “특히 미국의 한 연구에서는 남성-남성 2인조보다 남성-여성 2인조가 현장에 출동했을 때 물리적 충돌이 발생하는 비율이 훨씬 낮아진다는 결과가 있다”고 덧붙였다.

여성 경찰관의 선발 시험에서 체력 검사 기준이 남성 경찰관보다 후한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서는 “접근 방법의 차이”라며 “시민들에게 많은 신뢰를 받는 영국 경찰의 경우에는 34㎏을 멜 수 있고 35㎏을 당길 수 있으면 되고 왕복 달리기의 기본 요건을 갖추면 된다. 한 번에 안 되면 세 번의 기회도 준다. 경찰 업무에 필요한 체력과 기술은 경찰관이 된 후에 훈련을 통해 갖추도록 해주겠다는 것이 영국 경찰의 기본 태도”라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표 의원은 “경찰이 언제나 상대방보다 힘이 세다는 보장은 없다”라며 “사회 자체가 법과 경찰의 권한을 존중하는 사회가 되는 것이 맞다. 힘을 쓰는 일들이 계속 있어야 하는 사회라면 얼마나 폭력이 난무하는 사회이겠는가”라고 전했다.

강태현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