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이닝 폭투 4개…10위내 5명’ 롯데 43개 압도적 1위

입력 2019-05-20 10:20

롯데 자이언츠와 키움 히어로즈의 지난 19일 경기다. 3회초 이대호(37)의 적시타로 3-7로 따라붙었다. 투수들의 호투가 이어진다면 승부가 되는 분위기였다. 좌완투수 박근홍(35)이 3회말을 무실점으로 잘 막았다.

4회말 박근홍이 키움 이정후(21)에게 스트레이트 볼넷을 내줬다. 박시영(30)으로 투수가 교체됐다. 선발에서 보직이 변경됐지만, 1이닝 정도는 막아줄 것으로 기대했다. 서건창(30)에게선 2루수 땅볼로 이정후를 2루에서 잡아냈다.

3번 타자 김하성(24)이 타석에 들어섰다. 초구에 폭투로 서건창에게 2루를 내줬다. 김하성에게 안타를 내주며 1실점했다. 여기까진 이해되는 대목이었다.

4번 타자 박병호(33) 타석에서 박시영은 초구를 폭투로 기록하며 김하성을 2루에 보내줬다. 4구 역시 폭투였다. 김하성은 어부지리로 3루를 얻었다. 그런데 5구 또한 폭투였다. 김하성은 폭투 3개로 홈을 밟을 수 있었다. 박시영은 4회말 1이닝 동안 폭투 4개를 던지는 진기록을 연출했다. 그리고 롯데는 맥없이 4연패의 늪에 빠졌다.

박시영만의 문제가 아니다. 롯데가 올 시즌 기록한 폭투는 무려 43개나 된다. 2위 한화 이글스의 26개와는 무려 17개나 차이가 난다.

리그 전체 폭투 1~3위까지가 모두 롯데 소속 투수들이다. 1위는 롯데 제이크 톰슨(25)으로 무려 8개나 된다. 한때 4~5선발이었던 장시환과 박시영이 공동 2위다. 구승민(29)과 브룩스 레일리(31)가 4개로 공동 8위에 올라 있다. 폭투 10위 안에 무려 5명의 롯데 투수들이 포진해 있다. 필승조라고 하는 고효준(36)도 3개나 된다.

폭투의 1차적인 책임은 투수들에게 있지만, 이를 제대로 블로킹하지 못하는 포수들의 책임도 크다. 나종덕(21), 안중열(24), 김준태(25) 3명 모두 블로킹에 큰 문제를 드러내고 있다. 글러브만 갖다대거나 몸으로 막더라도 크게 튀어나간다. 공의 방향조차 찾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육성의 미명하에 돌려막기를 하고 있지만 기대에 못 미친다. 실패를 거듭하더라도 차라히 한 명의 포수를 고정 배치해 실수를 줄여나가는 게 맞다. 그것마저 어렵다면 트레이드 등 다른 방안을 고민해볼 때가 됐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