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대학교 의정부성모병원 경기북부 권역외상센터는 교통사고로 중증 외상을 입은 환자 10명 중 4명 이상이 사고 당시 안전벨트를 착용하지 않다고 19일 밝혔다. 경기북부 권역외상센터는 지난 11일 개소 1주년을 맞아 이 같은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항주 경기북부 권역외상센터장은 “지난해 기준 중증 외상으로 센터를 내원한 환자는 모두 659명, 중증외상환자 호출건수는 2108건에 이르며, 외상환자 중 약 55%가 교통사고로 내원하고 있다”면서 “교통사고 생존률에 직결되는 핵심 포인트는 안전벨트”라고 말했다.
교통사고는 세계적으로도 5번째 안에 드는 사망률을 기록하고 있으며, 차량의 수가 증가함에 따라 사고 또한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우리나라도 전 좌석 안전벨트 착용이 의무화 됐지만, 많은 사람들이 전 좌석 안전벨트 착용을 하고 있지 않다.
조 센터장은 “경기북부 권역외상센터에 교통사고로 내원한 환자 중 약 44%가 안전벨트를 착용하지 않았다”면서 “안전벨트를 하지 않은 상태에서 사고가 발생해 외상센터로 내원한 환자들의 경우 사망 및 입원 후 사망률이 더 높았다”고 강조했다.
교통사고를 포함한 중증 외상환자의 경우 24시간 365일 전문의의 진료와 수술이 가능한 시스템을 갖춘 병원으로의 초기 이송이 매우 중요하다. 환자의 생존률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무리 시스템을 갖추고 의료진이 기다리고 있어도 안전벨트를 하지 않고 교통사고를 당한 환자는 중증도가 그렇지 않은 환자에 비해 현저히 높다.
먼저 사고 현장에서 튕겨저 나가 추가적인 외상으로 사망률이 올라가고, 출혈의 확률이 매우 높아 아주 짧은 시간에 도착하더라도 이미 사망한 경우도 종종 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는 안전벨트의 착용율을 각 주마다 조사해 통계로 제시하고 있는데 미국 내 가장 안전벨트 착용이 우수한 주는 앨라바마주가 90%로 가장 높았고, 와이오밍주가 77%로 가장 낮았다.
이와 비교하면 경기북부 지역은 56%로 미국 내 안전벨트 착용률이 가장 낮은 와이오밍주보다 11% 가량이 더 낮은 상황이다.
조 센터장은 “안전벨트의 착용은 환자의 생존율과 직접적인 관계가 있고, 사고로 인한 장기손상 등을 예방한다”며 “전 좌석 안전벨트의 착용이 생활화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의정부=박재구 기자 park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