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와 광주의 ‘달빛동맹’이 5·18민주화운동 기념식 후 더욱 돈독해졌다. 두 도시는 기념식 후 열린 달빛동맹민관협력위원회 회의에서 새 협력과제를 정하는 등 동서 화합에 더 힘쓰기로 뜻을 모았다.
19일 대구시에 따르면 전날 광주에서 열린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에 권영진 대구시장 등 대구 측 인사 40여명이 참석했다. 앞서 이용섭 광주시장도 대구에서 열린 2·28민주운동 기념식에 참석했다. 두 도시의 시장단은 2013년 대구시장이 영남권 자치단체장으로는 처음으로 5·18 기념식에 참석한 이후 2·28 기념식과 5·18 기념식에 교차 참석하는 전통을 만들어나가고 있다.
대구(달구벌)와 광주(빛고을)의 옛 지명 앞 글자를 따 이름을 정한 달빛동맹은 영호남 갈등을 해소하고 영호남 공동번영을 위해 2009년부터 시작됐는데 2013년 3월 달빛동맹 공동협력 협약을 체결하면서 본격적인 협력에 나섰다. ‘광주-대구 고속도로 조기 확장 개통’ ‘친환경자동차사업 선도도시 업무협약 체결’ 등 사회간접자본(SOC)·경제산업 분야의 성과와 함께 문화체육관광 교류 등 다양한 공동협력을 추진해 왔다.
또 두 도시는 민간 주도의 교류협력 활성화를 위해 2015년 ‘달빛동맹 민관협력 추진조례’를 제정하고 대구와 광주 인사 각각 15명으로 구성된 ‘달빛동맹민관협력위원회’를 창립해 그동안 8차까지 회의를 개최했다. 이번 5·18 기념식 이후에도 9차 회의를 열어 5개 분야 30개 협력과제에 대한 성과를 점검했다. 특히 지방세와 관련해 대구-광주 세무과 정보 교환, 거리공연 교류, 두 도시 시민들 대상 달빛동맹 인식조사(호감도, 이해도 상승 여부) 등 신규 협력과제를 정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광주에 대구의 민주운동을 상징하는 ‘218번’ 버스가 운행을 시작해 눈길을 끌었으며 정치권 등에서 잇따른 5·18 관련 망언에 권영진 대구시장이 이용섭 광주시장에 사과 문자를 보내 화제가 됐다. 특히 이번 5·18 기념식에서는 문재인 대통령이 ‘달빛동맹’을 이념과 지역주의를 넘어선 화합의 모델이라고 소개해 더욱 주목을 받았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달빛동맹은 영호남은 물론 국민 대통합의 선도적 모델로서 정착단계로 접어들고 있다”며 “달빛내륙철도 조기 건설을 비롯한 사회간접자본 사업과 경제 산업 분야 등에서 실질적 공동 성장을 이뤄 수도권에 대응하는 남부권 경제공동체를 구축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대구=최일영 기자 mc10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