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G 타이베이] ‘임팩트’의 헌신과 영향력

입력 2019-05-17 23:10

라인전에선 졌다. 그러나 전쟁에선 이겼다.

팀 리퀴드(북미)에서 탑 라이너로 뛰고 있는 ‘임팩트’ 정언영은 17일 대만 타이베이의 허핑 농구 체육관에서 열린 인빅터스 게이밍(중국)과의 2019 LoL 미드 시즌 인비테이셔널(MSI) 토너먼트 스테이지(준결승)에서 맹활약하며 팀의 3대 1 승리를 이끌었다.

이날 정언영은 철저히 팀 승리에 초점을 둔 플레이를 했다. 라인전 단계에서 정언영은 ‘더샤이’ 강승록을 상대로 쉽지 않은 시간을 보냈지만 챔피언이 여럿 모이는 합류전 양상에서 맹활약하며 팀 승리의 중심에 있었다.

이날 승리의 발판이 된 1세트 역전승은 정언영의 니코의 활약이 없었다면 불가능했다. 초반 라인전에서 정언영은 큰 압박에 시달리며 CS가 50개까지 벌어졌다. 이윽고 솔로킬까지 허용하며 불안한 모습을 보였고, 이는 전체적인 경기 양상을 불리하게 만들었다.

그러나 탑 내각타워 앞 전투에서 궁극기 ‘만개’를 다섯에게 맞추는 슈퍼 플레이가 나왔다. 이 전투로 골드 격차를 크게 줄인 리퀴드는 이후 내셔 남작 버프를 챙기며 대 역전승을 거뒀다.

분위기를 탔지만 iG는 거셌다. 2세트에서도 정언영은 고전을 면치 못했다. 사이러스를 뽑은 정언영은 초반 2대2 탑 대결에서 더블킬을 헌납하며 라인전이 매우 어려워졌다. 그러나 정언영은 사일러스를 뽑은 이유를 증명했다. 중반부터 상대 궁극기를 교묘하게 활용하며 전투 승리를 이끈 것. 특히 앞선 세트에서 활용했던 니코의 궁극기 ‘만개’를 이번에는 강승록에게서 빼앗아 적절히 사용했다. 라이즈, 리신 등 상대 챔피언의 궁극기 또한 전투 승리의 좋은 재료가 됐다.

3세트에서 정언영은 케넨을 골라 고군분투했다. 초반 라인전에서 ‘더샤이’의 나르를 상대로 고전했다. 그럼에도 진득하게 AP 아이템 트리를 탄 정언영은 한타 구도에서 궁극기 ‘날카로운 소용돌이’로 막강한 딜을 쏟아 넣었지만 팀의 패배를 막지 못했다.

정언영은 4세트에서도 케넨을 골라 AP 아이템 트리를 탔다. 이번에도 CS에서 밀리며 어려운 시간을 보냈으나 ‘옌센’ 니콜라이 옌센의 럭스와 ‘코어장전’ 조용인의 갈리오가 가미되며 양상이 달라졌다. 광역 스킬이 쏟아지는 조합 앞에 iG는 무기력하게 무너졌다. 결국 4세트에서도 합류전에서 승부가 갈렸다. 정글 지역에서의 한타에서 케넨의 치고 빠지는 활약이 이어지며 리퀴드는 대 이변의 마침표를 찍었다.

타이베이=이다니엘 기자 d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