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와이번스 하재훈(29)은 지난달 3일 롯데 자이언츠와의 경기에서 패전 투수가 됐다. 0.2이닝 동안 2피안타와 1볼넷을 내주며 3실점했다.
그러나 곧바로 다음날 1이닝 동안 4타자를 상대하며 볼넷 1개만을 내주고 무실점으로 틀어막으며 승리 투수가 됐다. 그러면서 이 경기를 포함해 4월 10경기에서 한 점도 내주지 않는 완벽투를 선보였다.
5월 들어서도 마찬가지다. 지난 15일 7-3으로 앞선 NC 다이노스와의 경기 9회 등판해 안타를 맞긴 했지만 1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냈다. 5월 6경기에서 6이닝 무실점 피칭을 이어가고 있다. 4월까지 합치면 16경기 연속 무실점 행진 중이다.
하재훈은 올 시즌 전체적으로 봐도 21경기에 나와 단 2경기에서만 실점했다. 지난 3월 27일 LG 트윈스전 1실점과 앞서 언급한 지난달 3일 롯데전 3실점이다. 20이닝 동안 4실점하며 평균자책점은 1.80을 기록하고 있다. 키움 히어로즈의 철벽 마무리인 조상우(25)의 1.93에 앞섰다.
하재훈은 4승1패, 6세이브 3홀드를 거둬 성적도 좋다. 특히 12개의 안타를 맞았지만, 홈런은 한 개도 허용하지 않았다. 피안타율도 0.174에 그치고 있다. 20이닝 동안 탈삼진은 24개나 잡았다. 다만 20이닝 동안 볼넷 10개를 내준 게 흠이다.
150㎞ 중반대의 패스트볼로 승부하는 하재훈은 특히 좌타자에게 강하다. 피안타율은 0.063이다. 반면 우타자에겐 0.270을 기록하고 있다. 주자가 있거나 득점권 상황에서 더 강한 면모를 보이고 있다. 주자 있는 상황에선 피안타율이 0.125이며, 득점권 상황에선 0.158을 기록 중이다. 주자 없는 상황에선 0.216이다.
하재훈은 2009년 시카고 컵스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맺고 미국으로 건너갔지만 성공을 거두지 못했다. 올해 신인 2차 드래프트에서 2라운드 16순위로 SK의 지명을 받았다. 계약금도 없이 연봉 2700만원만이 보장됐다. 야수에서 투수로 변신하는 모험을 감행했다. 결과는 현재까지 대성공이다. 어찌보면 그의 절실함이 만들어낸 결과일지 모른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