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적 선언’ 그리즈만, 바르셀로나 가면… 쿠티뉴·뎀벨레는?

입력 2019-05-16 18:00
앙투안 그리즈만이 13일 세비야와의 시즌 마지막 홈경기가 끝난 후 홈 팬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게티이미지

스페인 FC 바르셀로나 공격수 필리페 쿠티뉴와 오스만 뎀벨레는 지금 무엇을 생각하고 있을까. 여름을 앞둔 이들에게 프리메라리가 라이벌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간판 공격수 앙투안 그리즈만의 행보는 성가신 일이 됐다. 그리즈만은 16일 구단 공식 채널을 통해 팀을 떠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의 차기 행선지로 바르셀로나가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그리즈만의 바이아웃은 1억2000만 유로(약 1600억원). 인플레이션이 가속화된 유럽축구 이적시장 상황을 고려하면 이를 불사할 팀은 많아 보인다. 재정 상황을 생각했을 때 바르셀로나와 프랑스 파리 생제르맹이 유력 후보다. 그의 차기 목적지는 아직 공식화되지 않았다. 목적지를 밝히지 않고 선수가 이적한다는 뜻을 직접 영상으로 전달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그리즈만과 바르셀로나의 상황은 맞아떨어진다. 그리즈만이 가장 원하는 것은 우승이다. 아틀레티코와 우승하기 위해 지난해 여름 재계약했지만 올 시즌 역시 무관에 그쳤다. 아틀레티코가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16강에서 이탈리아 유벤투스에 역전패한 후 그리즈만이 심각한 좌절감을 드러냈다는 후문이다. 우승 가능성이 없는 팀을 떠나 이적을 결심한 시기도 이때인 것으로 짐작된다. 그리즈만 역시 다른 리그 도전에 나서기보다는 익숙한 스페인 무대를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필리페 쿠티뉴가 지난 8일 리버풀과의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준결승 2차전에서 상대 수비수와 볼 경합을 펼치고 있다. 게티이미지

바르셀로나는 왼쪽 측면에 고민을 안고 있다. 올 시즌 왼쪽 측면 공격수로 나선 쿠티뉴와 뎀벨레는 기복 있는 경기력으로 안정감을 주지 못했다. 같은 라인에 있던 레프트백 호르디 알바의 활약이 아니었다면 바르셀로나의 왼쪽 측면 부진은 더욱 눈에 띄었을 터였다. 그라운드를 넓게 활용하는 바르셀로나의 전술 특성상 왼쪽 측면 부진은 큰 약점이다. 구단 이사회 역시 그리즈만 영입에 만장일치의 뜻을 드러낸 것으로 전해졌다.

그리즈만이 가세한다면 기존에 활약하던 쿠티뉴와 뎀벨레의 출전 시간은 대폭 줄 수밖에 없다. 양발을 활용할 줄 아는 뎀벨레는 우측 측면 공격수로 나설 수 있으나, 이 자리에는 리오넬 메시가 버티고 있다. 뎀벨레가 넘볼 수 있는 존재가 아니다. 쿠티뉴 역시 2선으로 내려 활용이 가능하나 바르셀로나의 중원은 포화상태다. 이반 라키티치, 아르투르 멜루, 아르투로 비달이 버티고 있는 상황에서 프랭키 데용까지 가세했다. 입지가 난처해졌다. 잉글랜드 첼시가 입지가 불안해진 쿠티뉴를 노리고 있다는 이야기도 나왔다.

쿠티뉴의 대리인인 안드레아 베르톨루치는 이적설에 선을 그었다. 15일 한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그리즈만이 쿠티뉴의 자리를 대체할 것이란 이야기는 완전히 거짓이다. 쿠티뉴는 바르셀로나에 남는다”고 밝혔다. 에이전트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그리즈만이 바르셀로나로 향한다면 쿠티뉴와 뎀벨레의 연쇄 이동은 불가피할 수밖에 없다.

송태화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