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승동 KBS 사장이 최근 문재인 대통령 취임 2주년 특집 대담을 두고 나왔던 일련의 논란과 관련해 “대담을 좀 더 충분히 준비했으면 좋았겠단 아쉬움이 있다”고 15일 밝혔다.
양 사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KBS 사옥에서 열린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80분간 대통령 대담을 생방송으로 진행하는 것은 국내 언론에서 처음이었다”며 “최선을 다해 준비했지만, 인터뷰 기자와 포맷이 결정된 게 일주일 전이었다”고 준비 과정에서의 고충을 전했다.
지난 9일 방송에서 인터뷰자로 나섰던 송현정 기자는 대담 중 보인 태도로 구설에 올랐다. 양 사장은 “송 기자의 표정이나 대통령 말씀을 조금 끊으려고 했던 부분에 대해 개인적으로는 방송을 보며 크게 인지하지 못했다”며 “많은 긴장과 부담 속에서 인터뷰했는데, 내용보다 송 기자가 주목을 받아 안타까움이 있다. 비판들을 KBS가 신뢰를 회복하는 성장통으로 생각하겠다”고 말했다.
강원도 고성 산불 당시 재난방송 주관사로서의 보도 미흡 부분에 대해서는 이른 시일 내에 세부 개선안을 내놓겠다고 전했다. KBS는 최근 부사장을 팀장으로 하는 관련 TF(태스크포스)팀을 꾸려 논의를 진행 중이다. 양 사장은 “시스템적으로 취약한 부분들에 대해 보완작업을 하고 있고 조만간 완성할 것”이라며 “전날 방송통신위원회와도 대략적인 보완 내용을 공유했고, 방통위원장이 국무회의에서 보고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법원의 진실과미래위원회(진미위) 활동 중단 가처분 기각 결정과 근로기준법 위반 관련 검찰 송치 건에 대한 입장도 밝혔다. 앞서 서울고등법원은 보수 성향 소수 노조인 KBS 공영노동조합이 제기한 진미위 활동 중단 가처분 사건 항고심에서 1심의 판단을 깨고 기각했다. 진미위는 과거 KBS에서 일어난 불공정 보도와 부당 징계 등의 재발을 방지하고 정상화를 도모하기 위한 명목으로 양 사장 취임 후 지난해 6월 설치됐다.
또 지난 8일 양 사장은 공영노조가 고발한 근로기준법 위반 혐의 사건과 관련해 고용노동부 서울남부지청으로부터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됐다. 서울고법의 가처분 사건 기각 결정과는 별개로 검찰에 송치된 건과 관련한 조사를 받을 예정이다.
양 사장은 이에 대해 “진미위 운영규정 제정 절차 문제로 고용노동부 남부지청의 조사가 있었고 그 결과가 검찰에 송치됐는데 전날 고법에서 진미위 운영규정 조항에 문제가 없다는 판결을 했다”며 “검찰에 송치된 근로기준법 위반 사안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난해 6월 진미위 규정을 제정할 때 사내게시판에 오픈돼 상황이 공유됐고, 특히 이사회에서 논의 과정이 길었다”며 “의견수렴 절차가 실질적으로 이뤄졌다고 보고 있다. 좋은 방향으로 결론이 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
강경루 기자 r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