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표 약용자원인 천궁(川芎)의 시듦 증상을 일으키는 병원균이 밝혀졌다.
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은 천궁의 시듦 증상의 원인이 되는 병원균을 구명했다고 15일 밝혔다.
냉병과 빈혈, 중풍치료 등에 쓰는 한약재인 천궁은 혈관 확장·항균·항진균의 효능을 갖고 있다. 품목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시듦병원균에 감염되면 일반적으로 건전주에 비해 수확량이 3분의 1수준까지 감소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시듦병원균에 감염된 천궁은 생육 초기 아래잎부터 시들기 시작해 잎이 점차 노란색으로 변하고 뿌리 끝부분이 썩어 뿌리의 생육이 저해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병이 진전되면 지상부 위쪽의 잎도 시들어 결국 식물체 전체가 시들어 말라 죽는다.
천궁에 주로 발생하는 식물병으로는 잎마름병, 흰가루병, 점무늬병, 줄기썩음병과 시듦병 등이 알려져 있다.
특히 천궁의 시듦병을 일으키는 병원균은 푸자리움(Fusarium)속(屬)에 속하는 균류로 주로 토양에 서식하는 식물병원균이다. 이 균은 조건이 되면 항상 발병하기 때문에 이어짓기를 하는 다른 약용작물에게도 중요한 식물병으로 알려져 있다.
산림과학원은 이번 연구를 통해 천궁의 시듦병 원인균으로 알려졌던 것과 다른 종류의 원인균을 처음으로 확인했다.
그동안 천궁의 시듦병원균은 ‘푸자리움 에스피피(Fusarium spp.)’인 것으로 알려져 있었지만 ‘푸자리움 솔라니(Fusarium solani)’로 유발된 시듦병을 처음으로 확인한 것이다.
이번에 밝혀진 병원균의 형태적 특징으로는 크고 작은 여러 형태의 포자로 이뤄져 있다. 소형 ‘분생포자(곰팡이의 무성생식 과정에서 형성되는 포자)’는 달갈형으로 0~1개의 격벽(隔壁)을, 대형 분생포자의 경우 통통한 초승달 모양으로 3~6개의 뚜렷한 격벽을 갖고 있다.
이와 함께 불량한 환경조건에도 강해 월동이 가능한 둥근 형태의 ‘후막포자(곰팡이 균사 일부 세포가 막이 두터워지면서 생성된 무성적 휴면포자)’도 관찰됐다.
김만조 산림약용자원연구소장은 “천궁 재배과정에서 발생하는 식물병에 대한 적극적인 방제가 가능해졌다”고 말했다.
대전=전희진 기자 heejin@kmib.co.kr